'철벽' 박지수 유럽 진출 쾌거, 알고보니 '벤투 든든한 지원사격' 있었다

박지수(왼쪽)를 비롯해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포르티모넨스에 입단한 선수 5명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포르티모넨스 공식 SNS

박지수가 포르티모넨스 유니폼을 입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포르티모넨스 공식 SNS

축구 국가대표 '철벽 수비수' 박지수(29)가 유럽 무대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파울루 벤투(54) 전 한국대표팀 감독이 적극적으로 도와줬던 것으로 전해졌다.

포르투갈 1부 리그(프리메이라리가) 클럽 포르티모넨스는 26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박지수 등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새롭게 영입한 5명을 공개했다. 박지수를 비롯해 루카스 알베스, 루카스 벤투라, 로베르토 이노호사, 마우리시오가 새롭게 팀에 합류했다.


포르투갈 매체 오 조구에 따르면 박지수의 계약 기간은 1년 6개월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수는 인천 대건고를 졸업한 뒤 2013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그러나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방출됐고, K3리그의 FC의정부에서 뛰었다.

꾸준하게 기량을 갈고닦은 그는 2015년 K리그2 경남FC로 이적했다. 2017년에는 K리그 대상 챌린지 베스트 11 수비수 부문에 뽑혔다.


2019년 2월 광저우 헝다(중국)로 진출한 그는 군 복무를 위해 2021년 3월 수원 FC로 임대 이적했다. 이후 박지수는 병역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김천 상무에 입단한 뒤 지난해 12월 전역했다.

박지수는 김민재(나폴리), 김영권(울산 현대), 권경원(감바 오사카) 등과 함께 한국 축구 대표팀의 수비수로 뛰고 있다. 2018년 11월 A매치에 데뷔한 뒤 A매치 14경기에 출장했다.

다만 그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큰 아픔을 겪었다. 지난해 11월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하면서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것이다.

만약 부상만 아니었다면 벤투호에 이름을 올릴 확률이 높았다. 그랬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던 박지수였다.

박지수가 지난해 11월 11일 경기 화성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아이슬란드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업혀 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비록 월드컵 대회서 쇼케이스를 치르지 못했지만, 유럽 진출을 향한 꿈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포르투갈 리그로 이적하며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박지수의 유럽 진출에는 벤투 감독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포르투갈 출신이라 자국 리그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있고, 박지수의 능력이 충분히 통할 거라고 봤다. 포르투갈 축구에 정통한 페드로 세풀베다 기자는 25일 개인 SNS를 통해 "벤투 감독이 박지수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게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구단이 공개한 입단 기자회견 영상에서 박지수는 "벤투 감독님의 국적이 포르투갈이었기 때문에 포르투갈 리그가 친숙하다. 따로 이야기를 들은 건 없지만, 벤투 감독과 (포르티모넨스) 감독이 통화를 했다고 들었다. 벤투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는 포르투갈 리그에 대해 "한국 선수들이 많이 다녀갔다. 영상을 찾아봤는데 공수 전환이 굉장히 빨랐다. 실력이 좋은 리그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포르티모넨스에 대해 "좋은 운동장과 환경을 갖췄다. 사장님부터 코칭스태프에서 잘해주셔서 좋다"고 밝힌 박지수는 언어 구사에 대한 질문에 "일단 영어로 대화해야 한다. 또 같은 팀 한국인 선수인 김용학(20·공격수)한테 배워야 할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지수(왼쪽에서 두 번째) 등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새롭게 포르티모넨스에 입단한 5명의 선수들이 공식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사진=포르티모넨스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