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다시 빅스텝? '매파' 연은 총재들 "3월 0.5%p 인상 지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표적인 매파(금리인상 선호) 인사로 제임스 불라드(왼쪽)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로이터=뉴스1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조짐에 기준금리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줄였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다시 빅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17일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에서 가장 매파적(금리인상 선호) 정책 입안자로 평가받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발언을 인용해 연준이 다시 큰 폭의 금리인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메스터 총재와 불라드 총재는 16일(현지시간) 서로 다른 공개석상에서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는 발언을 내놨다. 다만 이들은 올해 기준금리 결정 투표권이 없다.

먼저 메스터 총재는 글로벌 인터디펜던스 센터가 주최한 포럼에 참석해 "FOMC에서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할 설득력 있는 지표를 보았다"며 "현재의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되돌리려면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끌어올려 한동안 유지해야 한다는 나의 견해를 바꿀 만큼의 경제지표는 없었다"고 말했다.

메스터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완강하게 지속된다면 중앙은행(연준)은 금리를 더 높일 준비를 해야 한다"며 최근 연준의 금리인상이 충분히 공격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항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건 아니다. 경제적으로 필요하면 빨리 움직일 수 있다"고 3월 FOMC에서의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앞서 FOMC 회의 때에도 0.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었다고 했다.


불라드 총재도 이날 잭슨홀에서 열린 회의에서 "지난 회의 때도 나는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 인상을 지지했었다"며 "미국의 기준금리가 5.375%까지 올라가는 것을 빨리 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계속된 금리인상은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낮게 유지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과 노동시장이 견고한 상황에서도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를 고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공격적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오는 3월 FOMC 회의에서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1월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열린 올해 첫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을 지난해 12월(0.5%포인트 인상)에서 0.25%포인트로 낮췄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4.5~4.75%이다. 차기 FOMC는 오는 3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열릴 예정이다.

당시 FOMC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제 우리는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둔화)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연준의 긴축 기간 중 처음 언급된 물가 둔화 선언이었다. 이후 역대급으로 치솟았던 물가상승세가 차츰 안정화돼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도 완화되리란 시장의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1월 FOMC 이후 발표된 고용지표와 물가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연준이 다시 금리인상 폭을 0.5%포인트로 늘릴 것이란 목소리가 다시 높아졌다. 미국의 1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51만7000명으로 전월보다 2배 가량 늘었다. 또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모두 시장의 전망을 웃돌았다. 특히 16일 공개된 1월 PPI는 전월 대비 0.7% 증가하며 지난해 6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PPI는 전월 대비 0.2% 하락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