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종차별 피해'에 축구계 "SNS 회사 대책 세워라" 한목소리

손흥민. /AFPBBNews=뉴스1

기분 좋은 골을 넣고도 인종차별을 당했던 손흥민(31·토트넘)을 향해 축구계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회사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CNN은 21일(한국시간) "축구계는 손흥민이 당한 사이버 폭력에 대해 SNS 업계나 축구 관계자들이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20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 웨스트햄과 홈경기에서 교체 출전, 후반 27분 시즌 5호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 후 손흥민을 향해 사이버상에서 자행된 인종차별이 논란이 됐다. 일부 웨스트햄 팬들이 몰상식한 발언을 남긴 것이다. 웨스트햄은 지난 2018년에도 한 팬이 손흥민에게 "(불법복제) DVD를 파는가"라는 말을 남겼다고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토트넘은 SNS를 통해 "오늘 경기 동안 손흥민을 향해 잘못된 온라인 인종차별 행위가 있었다는 것을 구단은 알게 됐다. 우리는 손흥민과 함께 할 것이다. SNS 회사들과 정부 당국이 강력한 조치를 내릴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 역시 20일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을 강력히 규탄한다. 인종차별은 축구에서 더이상 나와선 안되며, 정부 당국과 SNS 업체들이 가장 강력한 대응을 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업들은 선수 보호를 위한 기능을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 사는 지난 2020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다이렉트 메시지(DM) 기능 끄기, 댓글 작성 제한, 특정 단어나 문장 숨기기 등을 권유했다.

스포츠 스타를 향한 악성 댓글은 선수들에게 큰 악영향을 끼친다. 매체는 "지난해 연구에 따르면 선수들은 인종차별적 발언과 협박성 댓글을 포함해 수백 건의 욕설이 섞인 댓글을 받았는데, 이는 정신건강과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이에 트위터의 대변인은 "인종이나 성별 등에 대한 사이버 폭력을 퇴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이런 말들을 걸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단체인 킥 잇 아웃(Kick It Out)은 "SNS 회사가 조치를 취하는 데 오래 걸리거나 법안 통과가 늦어질수록 더 많은 선수들이 고통받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화를 기다리는 동안 선수들은 폭력을 당해야 한다"며 "선수들은 피해자가 돼선 안 되며, 온라인상에서 보호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