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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품은 HSD엔진, 조선 호황기에 어쩌다 '매물' 됐나

머니투데이
  •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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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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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한화
/이미지=한화
STX중공업에 관심을 보이던 한화그룹이 HSD엔진 인수로 방향을 틀게 된 것은 대주주 인화정공의 전략적 판단 때문이었다. 한화그룹이 HSD엔진의 최대고객사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경쟁사 STX중공업을 인수하면 일감이 급거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서다. 결국 한화에 HSD엔진 보유지분 일부와 경영권을 양도하는 대신 대주주로서 지분 수익을 올리는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HSD엔진은 1999년 두산중공업·삼성중공업 엔진부문이 분리되면서 설립됐다. 두산중공업의 전신인 한국중공업(H)과 삼성(S)·두산(D)의 영문 사명 앞 글자를 따 HSD엔진이라 명명됐다. 2005년 두산엔진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가 2018년 오늘날의 이름을 다시 찾았다. 현대중공업에 이어 세계 2위에 이름을 올린 엔진 제조사지만 조선업 불황기에 대주주 변화와 매각이 빈번했다. 2021년 엔진 가공회사 인화정공이 1000억원을 투자해 고객사였던 HSD엔진을 인수했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에 이은 이번 인수로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자체 생산·기술력을 바탕으로 선박 건조부터 엔진 제작에 이르는 '토탈 선박 제조 솔루션'을 갖추게 된다. 납기·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선박 유지보수 역량도 강화돼 글로벌 조선 시장의 변동성 위험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업계 안팎에선 매각 시점을 감안할 때 이해하기 힘든 거래란 지적이 나왔다. 한화에겐 이득이지만 인화정공 입장에선 상당한 손실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HD현대가 인수를 추진 중인 STX중공업은 사모펀드에 매각된 지 4년 만인 지난해 11월 매물로 나왔다. 사모펀드가 당시를 가장 비싸게 팔 수 있는 적기로 판단했단 의미다. 엔진사업자 입장에서는 수주가 살아나며 수익을 올릴 구간 진입을 목전에 뒀다는 의미였다. 이런 상황에서 급전이 필요하지도 않은 인화정공이 매각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의아하단 반응이 나왔다.

뜯어보면 인화정공의 판단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HSD엔진 최대 고객사는 대우조선해양이다. STX중공업을 놓고 한화와 HD현대가 맞붙었지만 절실함은 한화가 컸다. HD현대는 이미 세계 1위 엔진업체(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한화가 STX중공업을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대우조선해양의 엔진 공급사도 STX중공업으로 바뀔 가능성이 컸다.

인화정공은 경영권을 넘기고 대주주로 남는 길을 택했다. 보유지분 33.17% 가운데 21.6%를 한화임팩트에 매각했다. 한화임팩트는 HSD엔진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14%를 추가로 확보한다. 발행주식 확대로 낮아진 구주 지분율은 19%다. 한화임팩트는 HSD엔진 인수를 위해 총 2269억원을 투입한다. 이 가운데 1374억원을 인화정공이 챙긴다. 신주발행 후에도 인화정공 지분율은 9.9%다. 아울러 인화정공이 생산한 기재자도 지속적으로 HSD엔진에 납품할 수 있게 됐다.

한화그룹과 HD현대가 글로벌 톱4(STX엔진 포함) 중 세 곳의 엔진기업을 끌어 안으면서 조선 빅3 체제가 변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중에 삼성중공업 홀로 엔진회사를 보유하지 못해서다. 그간 HSD엔진 의존도가 높았던 삼성중공업은 경쟁사에 의지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없던 매물이 나왔을 정도로 조선업계 전반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는데, 삼성중공업 입장에선 뼈 아플 수 있다"면서 "HSD엔진까지 확보하면서 조선·방산 역량뿐 아니라 수소혼소 등 발전사업 다양한 시너지를 도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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