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도 못해보고"···또 넘어간 보험사기방지법

보험업계 숙원 중 하나인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하 보험사기방지법) 개정안이 2월 국회에서도 외면을 받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논의가 이뤄지진 않았다.

27일 보험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진행된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 보험사기방지법이 상정됐다.


보험사기방지법이 6번째 안건이었으나 법안소위가 짧게 진행되면서 논의는 되지 않았다.

국회 정무위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사정상 보험사기방지법은 다음에 진행해야 할 것 같다"며 "다음 법안소위를 언제 열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기대와 달리 보험사기방지법 개정은 또 미뤄지게 됐다.


보험사기방지법은 지난해 이른바 '가평계곡살인사건'이 전 국민에게 알려지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보험사기를 이용한 범죄에 신속히 대응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보험사기가 갈수록 지능화·조직화되자 직접적인 제재를 하기 위해 2016년 처음 제정됐다.

현재 국회에는 13개의 보험사기방지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제정 이후 단 한차례도 개정되지 않았다. 그 사이 보험을 매개로 한 사기는 점차 늘어났다. 2021년 기준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9434억원으로 보험사기방지법이 제정된 2016년 7185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적발되지 않고 있는 보험사기는 이보다 규모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연구원과 서울대학교가 2018년 기준으로 적발되지 않고 넘어가는 보험사기 누수 금액을 추정한 결과, 6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보험사기방지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보험사기를 목적으로 사람을 살해하거나 폭행·상해·체포·감금 등의 행위를 하면 가중처벌되는 문구가 담겼다.

보험업 종사자가 보험사기를 저지르거나 개입했을 때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도 공통적으로 담겨 있다. 아울러 △범정부적 컨트롤타워 통한 보험사기 공동 대응 △금융당국이 보험사기 알선·권유 행위 직접 처벌 △부당지급된 보험금 환수 △금융당국이 건강보험 등 공영보험 자료제공 요청 등의 내용이 개정안에 담겨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21대 국회에서 처음 보험사기방지법 개정안이 발의된 게 2020년 6월이었다"며 "여야 이견이 특별히 없는 상황인데도 처리가 미뤄지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