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4위" MVP 이정후도 못 피했다... KBO타자 향한 회의적 시선

이정후./사진=뉴스1

"이정후는 그래서 4위를 차지했다. 왜냐하면 그도 그 의심의 시선을 피하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KBO 타자들을 향한 메이저리그(ML)의 회의적인 시선은 여전한 듯하다.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갖췄다고 인정받은 2022시즌 KBO MVP 이정후(25·키움)조차 아직 의심 선상에서 100% 피하지 못했다.


미국 매체 CBS스포츠는 4일(한국시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을 앞두고 한국, 일본 및 기타 리그의 다양한 유망주들을 소개했다.

이정후는 여기서도 일본 선수 3명 다음가는 4번째 기대주로 선정됐다. 1위는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2위는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 3위는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가 선정됐다. CBS스포츠는 "이정후는 바람의 손자로 불리며, KBO의 현 MVP다. 그는 김하성(샌디에이고)과 같은 구단에서 뛰는 동안 통산 타율 0.342 출루율 0.407 장타율 0.495, 59홈런 63도루를 기록하고 삼진보다 볼넷을 53개 더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최근 미국 현지 언론은 WBC에 출전하는 국제 유망주 소개에 한창이다. 얼마 전 야구 유망주 평가로 공신력이 높은 베이스볼 아메리카(BA)는 사사키, 야마모토, 무라카미를 나란히 일본 선수를 1~3위로 선정하며, 이정후를 4위로 꼽은 바 있다. CBS스포츠와 대동소이한 순위다.


일본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박한 이유는 KBO리그에 대한 부정적 시선 때문이었다. CBS스포츠는 "KBO는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NPB)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좋은 리그로 여겨진다"면서 "메이저리그 구단은 KBO 타자들이 더 나은 투수들과 어떻게 싸울지에 대해 항상 회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들의 부정적 시선이 이해 못 할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수많은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으나, 성공 사례는 박찬호, 류현진 등 투수에 치우쳤다. 한국 타자 중 유일하게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따낸 추신수는 시애틀 마이너리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KBO리그 출신 성공사례라 보기 어렵다. 지난해 리그 평균 이상의 타격생산성을 보여준 김하성도 타격보다 수비적인 면에서 인정받고 있다. 사실상 KBO리그 출신 타자 중 타격으로 인정받은 것은 과거 피츠버그 주전으로 활약하며 3차례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강정호가 유일하다.

하지만 KBO 출신 타자들에 비관적이면서도 4위로 매겼다는 것은 거꾸로 이정후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하다는 것을 뜻한다. CBS스포츠는 "지난 시즌 이정후는 그보다 앞선 2년간 기록한 홈런을 합친 것(2020~2021년 22개)보다 많은 홈런(2022년 23개)을 쳤다. 그리고 평균 이상의 콘택트 능력은 그의 타격에 있어 가장 안전한 요소"라고 평가했다.

이어 "플러스급 주자이자 수비수이기도 하다. 김하성이 2년 차에 OPS를 올린 것처럼 이정후도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부가적인 가치(주루, 수비 등)는 적응하는 동안 그를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할 이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