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화재 이후 생긴 이것…경포대 누각 구했다

머니투데이

김미루 기자

지난 11일 오전 8시 22분께 강원 강릉시 난곡동 일원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에 진화대원들이 경포대 정자를 사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1일 오전 강원도소방본부 환동해특수대응단 1기동대 대원들이 강릉 경포대(鏡浦臺) 누각 비상소화장치함에서 호스를 빼내 불길이 번지는 곳으로 이동하 고 있다. /사진=뉴시스(강원도소방본부 제공)

강원 강릉에서 불이 시작되자 국보급 보물 문화재 경포대로 곧바로 개인 승용차를 타고 달려간 소방관들의 활약상이 드러났다. 이들은 숭례문 화재 이후 설치된 비상소화장치로 불길을 제압했다.

12일 뉴시스에 따르면 강원도소방본부 이상호 환동해특수대응단 1기동대장과 팀원들은 1기동대 전날 불이 시작되자 각자 승용차를 타고 경포대로 달려갔다. 전날은 1기동대 휴무일이었다.

이들은 강풍·건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이맘때 양간지풍으로 인한 화재 피해가 얼마나 큰지를 잘 알았다고 한다. 양간지풍이란 봄철에 영서지방에서 영동지방으로 고온건조하고 빠르게 부는 바람이다.

지난 11일 오전 8시 22분께 강원 강릉시 난곡동 일원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에 진화대원들이 경포대 정자를 사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장에 출동한 환동해특수대응단 1기동대 소방관들은 비상소화장치함에서 25㎜와 65㎜ 호스를 빼냈다. 그리고는 나무로 지어져 화재에 취약한 경포대 누각과 주변 벚꽃 나무에 물을 뿌렸다.

누각 주변에는 2018년 2월10일 국보 1호인 숭례문 방화 사건 이후 비상소화장치함이 설치됐다.

위기도 있었다. 근처 대나무 숲까지 불티가 튀어 타는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시뻘건 화염이 치솟았다. 소방관들은 누각 근처까지는 오지 못하도록 이 화염부터 진압했다. 불은 경포해변 쪽으로 내려가 소나무 숲을 태웠다.

같은 시간 강릉시 공무원도 현장 대응에 나섰다. 직원들은 경포대 현판 7점을 떼어냈다. 떼어낸 현판은 오죽헌시립박물관 수장고로 옮겨졌다.

경포대는 고려 충숙왕 13년인 1326년 건립됐다. 문화재청은 2019년 12월30일 경포대를 보물 제2046호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