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고, 전자담배 피우고…코로나 끝나가자 이런 청소년 늘었다

사진= 질병청

코로나19 유행 이후 개선됐던 청소년(중1~고3)의 음주 행태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의 15.0%, 여학생의 10.9%가 술을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전년보다 2%포인트(p) 이상 늘어난 수치다. 또 아침식사 결식률이 늘고 우울감 경험률이 증가하는 등 식생활과 정신건강 면에서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실시한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와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학생 건강검사는 전국 초·중·고등학교 중 표본으로 선정된 1062개교에서 9만3000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신체발달 상황, 건강조사,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한 자료다. 청소년건강행태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5만6274명 중 조사에 응한 5만1984명을 대상으로 파악했다.


그 결과 청소년의 현재음주율이 남학생 15.0%, 여학생 10.9%로 전년 대비 각각 2.6%포인트, 2.0%포인트 증가했다. 현재음주율은 최근 30일 동안 1잔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사람의 분율이다. 1회 평균 음주량이 중등도(남자 소주 5잔, 여자 3잔) 이상인 위험 음주율도 남학생이 5.3%에서 6.1%로, 여학생은 4.4%에서 5.1%로 각각 전년보다 늘었다.

우울감 경험률 등 청소년의 정신건강 지표는 2020년에 감소했다가 2021년 이후로 다시 증가 경향을 보였다. 지난해 우울감 경험률은 남학생 24.2%, 여학생 33.5%로 전년보다 각각 1.8%포인트, 2.1%포인트 늘었다. 스트레스 인지율도 남학생이 32.3%에서 36.0%로, 여학생은 45.6%에서 47.0%로 증가했다. 외로움 경험률도 남학생이 12.3%에서 13.9%로, 여학생은 19.9%에서 21.6%로 늘었다. 범불안장애 경험률(중등도 이상) 역시 남학생이 9.3%에서 9.7%로, 여학생은 15.6%에서 15.9%로 모두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아침식사 결식률(주5일 이상)은 지난해 39.0%, 패스트푸드 섭취율(주3회 이상)은 27.3%로 각각 전년보다 1.0%포인트, 1.1%포인트 늘고, 과일섭취율(일1회 이상)은 17.2%로 0.9%포인트 감소해 식생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흡연율은 일반담배 기준 남학생이 6.2%, 여학생이 2.7%로 전년(남 6.0%, 여 2.9%)과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전자담배 사용률이 늘었다. 액상형은 남학생이 3.7%에서 4.5%로, 여학생은 1.9%에서 2.2%로 증가했고 궐련형은 남학생이 1.8%에서 3.2%로, 여학생은 0.8%에서 1.3%로 각각 늘었다.

사진= 질병청

아울러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생들의 신체 발달을 조사한 결과 키의 경우 2021년 대비 초등학교 6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 모두 소폭 커졌으나 중학교 3학년의 경우 남학생은 1.2㎝, 여학생은 0.1㎝작아졌다.

몸무게의 경우 전년과 큰 변화는 없었으나 초등학교 6학년 남·여학생과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의 경우 키가 커졌음에도 몸무게는 0.4~0.7㎏ 감소했다.

과체중 학생의 비율은 11.8%로 전년과 변화가 없었지만 비만 학생 비율은 18.7%로 0.3%포인트 줄었다. 또 읍·면 지역의 과체중+비만 학생 비율이 초등학생 31.5%, 중학생 34.7%, 고등학생 31.1%로 도시 지역 학생 비율보다 각각 3.1%포인트, 8.0%포인트, 3.6%포인트 높았다.

지난해부터 과체중·비만 판정을 받은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혈액검사 결과 고밀도지단백(HDL) 이상은 10.77%로 1.83%포인트, 중성지방(TG) 이상은 30.12%로 1.56%포인트 각각 감소한 반면 저밀도지단백(LDL)이상은 19.92%로 6.57%포인트 증가했다.

초등학교 1·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검진 결과에선 충치 유병률이 18.51%로 전년보다 1.73%포인트 줄었고 시력 이상 학생 비율은 55.17%로 2.85%포인트 낮아졌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학생들이 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학생 건강증진 종합대책(2024~2028)'을 오는 10월 수립해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청소년의 음주, 신체활동, 정신건강 등 건강행태의 변화가 있었다"며 "관계분야 전문가와 함께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주요 건강행태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