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떳하다면 피할 이유 없다"…고민정, '돈봉투 의혹' 송영길 귀국 촉구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9일 지난 2021년 전당대회에서 불법 정치자금이 오갔다는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촉구했다. 해당 의혹이 확산하면서 당이 위기에 처했다고 판단, 송 전 대표가 조속히 귀국해 적극적으로 해명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송 전 대표를 향해 "돈 주거나 받은 게 아니라면서 왜 녹취록에 그런 말이 들어가 있는거냐"며 "떳떳하다면 피할 이유도, 미룰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독재행태를 막기 위해 지치지 않고 싸워왔다"며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떠냐. 최근 돈봉투 사건이 우리의 싸움을 무력하게 만들었고, 민주주의 수호라는 정당성마저 잃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도대체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캠프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길래 거짓이라고 믿고 싶은 그런 말들이 녹음돼 있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라면 적극 해명해야 할 것이고 작은 잘못이라도 있다면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오영환 의원이 정치개혁을 이루지 못했다며 스스로 권한을 내려놓았다"며 "이런 후배 앞에서 어떤 선택이 존중받을 것인지 송 전 대표는 누구보다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 민주주의를 더 이상 후퇴시키지 말아달라"고 했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송갑석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위법행위가 벌어졌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며 "이번 의혹으로 당의 도덕성과 정체성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그간의 정당 혁신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에게) 빠른 귀국을 간곡히 요청한다"며 "직접 나서서 일말의 의구심도 남김없이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란다. 전임 대표답게, 상임고문답게 있어야 할 곳은 대한민국 국민 앞이다"라고 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의혹에 대해 공식 사과하면서 송 전 대표에게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 이 대표는 송 전 대표와 직접 통화했고, 송 전 대표는 귀국 여부에 대해 확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부터 프랑스 파리의 그랑제콜인 파리경영대학원(ESCP)의 방문연구교수로 지내고 있다.

한편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캠프 인사들이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불법 자금을 살포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민주당 의원 10여명을 포함한 정·재계 인사 40여명에게 총 9400만원의 불법 자금을 돈 봉투에 넣어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