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충격' 토트넘 감독대행마저 전격 경질, "끔찍했다" 레비 회장→끝내 감독·단장·감독대행 'ALL OUT'

이번에 경질된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감독대행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본머스전에서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AFPBBNews=뉴스1

안토니오 콘테 전 토트넘 감독. /AFPBBNews=뉴스1

파비오 파라티치 전 토트넘 단장. /AFPBBNews=뉴스1

"끔찍했다. 궁극적으로 저의 책임이다." -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

줄줄이 다 떠나고 있다. 토트넘이 결국 크리스티안 스텔리니(48·이탈리아) 감독대행마저 전격 경질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정식 감독이었던 안토니오 콘테(54·이탈리아)와 유벤투스 분식 회계 건으로 징계를 받은 파비오 파라티치(51·이탈리아) 단장이 팀을 떠난 데 이어 감독대행마저 자신의 역할을 내려놓게 됐다. 이제 토트넘의 잔여 시즌은 라이언 메이슨(31·잉글랜드) 수석코치가 임시로 팀을 이끈다.


토트넘 구단은 25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니엘 레비(60·토트넘) 회장의 성명문(Club update from Daniel)을 발표했다.

레비 회장은 먼저 "친애하는 여러분께"라면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의 결과는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 그것을 지켜보는 것은 끔찍했다(It was devastating to see)"고 입을 열었다.

이어 "우리는 왜 그러한 일이 발생했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저 자신은 물론, 이사진과 코치진, 그리고 선수들 모두 반드시 연대 책임을 져야 한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사태의 책임은 내게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토트넘은 23일 영국 뉴캐슬의 세임트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뉴캐슬과 원정경기에서 1-6 대패를 당했다. 충격적인 경기력 속에 전반에만 5골을 허용했고, 결국 완패하며 후폭풍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레비 회장은 "스텔리니 감독대행은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역할(감독대행)을 현 코치진과 함께 내려놓을 것"이라면서 "그는 올 시즌 우리가 어려운 시기에 직면했을 때 팀을 이끌었다. 나는 그와 코치진이 그렇게 힘들었던 상황에 직면했을 때, 프로페셔널한 역할을 수행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 모두 스텔리니와 그의 스태프가 잘되기를 바란다"며 작별의 뜻을 전했다.

감독대행직을 내려놓은 스텔리니의 모습. /AFPBBNews=뉴스1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 /AFPBBNews=뉴스1

레비 회장이 토트넘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문을 발표했다. /사진=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토트넘은 올 시즌 16승 5무 11패로 승점 53점을 마크하며 리그 5위에 자리하고 있다. 아직 6경기를 남겨놓은 상황.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직행 티켓이 걸려 있는 4위 등극 역시 여전히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현시점 4위는 토트넘보다 2경기를 덜 치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승점 59점(18승 5무 7패)을 기록 중이다. 토트넘과 승점 차는 6점이다.

이제 토트넘의 남은 시즌은 라이언 메이슨 수석코치가 이끈다. 그는 이미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끈 경험이 있다. 지난 2021년 4월 조제 무리뉴 당시 토트넘 감독이 경질된 이후 시즌이 끝날 때까지 감독대행으로 토트넘을 지휘했다. 당시 만 29세의 나이로 EPL 팀을 이끈 최연소 감독 신기록도 세웠다. 이후 토트넘은 누누 산투가 신임 감독으로 부임했으나, 그해 11월 경질되며 팀을 떠났다.

레비 회장은 "라이언 메이슨 수석코치가 즉시 감독대행으로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면서 "메이슨 감독대행은 우리 팀과 선수들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다. 우리는 그를 보좌할 추가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해서도 적절한 시기에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나는 오늘 선수단 위원회(Player Committee)를 만났다. 선수단은 올 시즌 최대한 가능한 대로 유종의 미를 위해 다 같이 뭉치기로 결심했다. 팬 여러분의 엄청난 응원을 받을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며 잔여 시즌을 기약했다.

손흥민이 23일(한국시간) 뉴캐슬전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AFPBBNews=뉴스1

사실 이번 뉴캐슬전은 토트넘에 대단히 중요한 경기였다. 사실상 승점 6점짜리 경기였으나 토트넘은 전반 시작 21분 만에 무려 5골을 허용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참사의 원인으로 스텔리니 감독대행의 갑작스러운 전술 변화가 거론되고 있다. 토트넘은 올 시즌 안정적인 3백 수비 라인을 구축했는데, 이번 뉴캐슬전에서는 4백(이반 페리시치-에릭 다이어-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으로 큰 변화를 줬다. 여기에 2002년생 파페 사르를 미드필더로 깜짝 출전시키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수비진은 새 포메이션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며 우왕좌왕했고, 수시로 공간을 허용한 끝에 골을 헌납했다.

스텔리니 감독대행도 자신의 패착을 인정했다. BBC 등 영국 매체에 따르면 스텔리니 감독은 경기 후 "팀에 부상 선수들이 있어 이전과 다르게 변화를 주고자 했다. 그러나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제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 "제 인생 최악의 21분이었다. 이런 경기를 펼친 것에 대해 모든 분에게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4백에 대해서는 "포메이션을 바꾼 게 문제였다면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 전술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는데 같은 결과가 벌어진다면 그 이유를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남은 경기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그는 다음 경기를 기약했지만, 토트넘 수뇌부는 더 이상 스텔리니에게 팀을 맡기지 않기로 결단을 내렸다.

뉴캐슬 선수들이 토트넘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토트넘 선수들이 뉴캐슬전에서 실점 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토트넘과 뉴캐슬의 점수가 세임트제임스 파크 전광판에 나오고 있다. /AFPBBNews=뉴스1

메이슨 감독대행이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어떻게 수습할지 관심이 쏠린다. 결과적으로 토트넘은 정식 감독과 단장, 감독대행이 불과 한 달 사이에 모두 팀을 떠나거나, 직을 내려놓게 됐다. 토트넘은 지난달 27일 콘테 전 감독과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했다. 사실상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이었다. 이어 지난 21일에는 파라티치 단장이 불가피하게 토트넘과 작별했다. 구단은 "그가 이탈리아축구협회(FIGC)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받은 징계에 대해 법적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클럽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과거 유벤투스 단장 시절 비위 행위에 연루된 그는 최근 2년 6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래도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는 게 중요하다. 다만 쉽지 않은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토트넘은 오는 28일 오전 4시 15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한판 대결을 벌인다. 그래도 만약 맨유를 잡는다면 4위와 승점 차를 3점으로 좁히면서 챔스 희망을 품어볼 수 있다. 이어 5월 1일 0시 30분에는 안필드로 원정을 떠나 리버풀과 맞대결을 벌인다. 과연 토트넘이 위기를 딛고 대반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

뉴캐슬전 대패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해리 케인. /AFPBBNews=뉴스1

라이언 메이슨 토트넘 감독대행.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