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 엄마와 연매출 '25억'…하버드 출신 한인 MZ의 성공신화

2020년 이들의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애니 박(32)과 어머니 사라의 모습. /사진=CNBC 보도화면 갈무리

하버드 출신의 30대 여성이 어머니와 함께 미국의 아이스크림 가게를 열고 연간 186만달러(약 25억원)를 벌어들여 화제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지난 15일 '밀레니얼 머니' 시리즈로 워싱턴DC에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는 애니 박(32)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 시리즈는 성공한 밀레니얼 세대의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하버드대에서 교육정책과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애니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그는 아홉 살이던 2000년 어머니 사라와 함께 미국 메릴랜드로 이민을 했다. 그는 "미국은 엄마에게 더 나은 직업을 가질 수 있게 했고 한국 문화에서 멸시받는 '미혼모'라는 오명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고 말했다.

원래 작은 식당을 운영하던 사라는 애니에게 아이스크림 가게를 열자고 제안했다. 애니는 아이스크림 가게 운영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엄마를 돕는 데는 고민이 필요 없었다. 그는 "이민자 가정에서 홀어머니 아래 외동딸로 지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게 해서 어머니 사라의 이름을 딴 첫 가게 'Sarah's hand made ice cream'이 2019년 3월 정식으로 워싱턴DC에서 문을 열었다.


이들은 살구와 피스타치오를 조합한 새로운 맛을 선보이고 장미수를 곁들인 체리를 아이스크림에 넣기도 했다. 특히 보통은 시럽으로 색과 향을 내는 타 업체와 달리 진짜 과일로 맛을 냈다. 가령 딸기시럽이 아닌 진짜 딸기만 쓰는 식.

시범적으로 판매한 이들의 아이스크림은 식용 색소와 시럽에 길들어 있던 미국인들의 환호를 받았다. 가게는 첫날 밤 9시 문을 닫을 때까지 긴 줄이 이어졌다고 한다.

애니의 아이스크림 가게 직원은 35명에 달한다. 지난해 연 매출은 약 186만달러였다. 이 중 애니가 가져가는 순익은 23만달러다. 이들은 현재 워싱턴DC에 매장 하나를 더 열었고 올해 말 메릴랜드에 추가로 세 번째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가게를 연 뒤 6개월 동안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애니는 별도의 마케팅은 하지 않은 채 지역 비영리 단체 등에 아이스크림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지역 고객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였다.

현재 애니는 인력 관리와 같은 운영 업무, 그의 어머니는 맛과 품질 관리를 맡고 있다.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할 것이라곤 상상도 안 해봤다는 애니는 자신의 전공과 기업 프로젝트 참여, 심지어 스타벅스 바리스타 아르바이트 등 그간의 모든 경험이 지금 이 자리에 있는데 밑거름이 됐다고 했다.

그는 "나의 어떤 경험도 시간 낭비가 아니다"라며 "모든 경험이 뭉치고 합쳐져 지금 아이스크림 가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