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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이 필요한 김태호, 김태호가 필요한 유재석

머니투데이
  • 윤준호(칼럼니스트) iz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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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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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성기 만든 두사람 다시 만날 수 없을까?

'놀면 뭐하니?' 유재석, 사진제공=MBC
'놀면 뭐하니?' 유재석, 사진제공=MBC
업계 관계자들은 방송인 유재석과 김태호 PD를 두고 "애증(愛憎)의 관계"라고 말하곤 한다. 사랑과 증오, 그 사이를 오간다는 의미다. 물론 사랑이 더 클 것이다. 두 사람 사이의 역사와 업적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디 애정이 없으면 증오도 없다. 관심이 없는 대상을 굳이 미워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왜 애증일까? 시쳇말로 ‘자강두천’, 즉 자존심 강한 두 천재이기 때문이다. 다만 업(業)이 달랐던 터라 두 사람은 화합할 수 있었다. 김 PD는 만들었고, 유재석은 발로 뛰었다. 치열하게 토론하고, 성과를 냈다. ‘무한도전’(2006∼2018)을 거쳐 ‘놀면 뭐하니?’(2019∼2022)까지, 두 사람은 무려 16년의 시간을 함께 했고, 이 시기는 그들의 전성기에 맞물린다. 또한 TV 예능의 전성기이기도 하다.


게다가 두 사람 모두 부지런했다. ‘무한도전’은 매주 목요일에 녹화가 진행됐다. 그렇다고 그 날 하루만 일하는 것이 아니다. 목요일 녹화를 위해 남은 요일을 적극 활용했다. 그러니 성적표는 훌륭했다. 그들과 함께 일하다 몇몇 중도 이탈한 멤버들이 다시 합류하지 않은 이유를 두고 "두 사람의 에너지를 따라갈 수 없다" "너무 힘들다" 등의 반응을 내놓았다는 이야기는 방송가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이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김 PD는 MBC를 퇴사하며 ‘놀면 뭐하니?’를 내려놓았고 자신의 프로덕션을 차렸다. 그리고 여러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 유재석은 없다.


'놀면 뭐하니?' 유재석과 김태호 PD의 합이 최고조로 올랐을 때 뜨거운 인기를 모은 지미유 캐릭터. 사진출처=방송 영상 캡처
'놀면 뭐하니?' 유재석과 김태호 PD의 합이 최고조로 올랐을 때 뜨거운 인기를 모은 지미유 캐릭터. 사진출처=방송 영상 캡처


유재석은 김 PD가 떠난 후에도 ‘놀면 뭐하니?’를 지키고 있다. 이 외에도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국민 MC’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성과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하지만 그의 곁에 김 PD는 없다. 그 결과는 어떨까?


‘놀면 뭐하니?’는 위기에 빠졌다. 10% 안팎을 오가던 시청률은 어느덧 3%대까지 추락했다. TV를 보는 인구가 점차 줄어드는데 따른 결과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화제성’은 더욱 처참하다. 더 이상 ‘놀면 뭐하니?’가 대화의 화두가 아니다. 그나마 나오는 반응에는 실망감이 묻어나온다.


이에 제작진은 멤버 교체 및 재정비 기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고정 멤버였던 방송인 정준하, 신봉선이 10일 방송을 끝으로 하차한다. MBC는 "지난 2년 동안 함께 해온 정준하, 신봉선이 10일 방송을 끝으로 ‘놀면 뭐하니?’를 떠나게 되었다"면서 "6월 셋째 주와 넷째 주 방송을 쉬어가며 2주 간 재정비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놀면 뭐하니?’를 이끌어 온 박창훈 PD가 하차하고, 공동 연출해온 김진용, 장우성 PD가 메인 연출자로 나선다.


현재 상황은 정말 ‘놀면 뭐하니?’의 위기일까? 엄밀히 말해 이는 ‘유재석의 위기’다. 하지만 이를 공론화시키는 여론과 언론은 드물다. 모두가 유재석의 노력을 알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가 쌓아올린 공적 덕분이라 할 수도 있다. 그렇게 ‘놀면 뭐하니?’는 한 번의 기회를 더 얻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놀면 뭐하니?’에는 김 PD가 없다. 이 프로그램의 얼굴인 유재석이 ‘바깥양반’이었다면, 카메라 뒤에 앉은 김 PD는 ‘안사람’이었다. 김 PD가 빠지며 유재석은 제대로 된 내조를 받지 못한 셈이다. 물론 이를 제작진만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렇다고 유재석을 뺀다면, 이는 곧 ‘놀면 뭐하니?’의 폐지를 의미한다. 그러니 제작진은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댄스가수 유랑단' 김태호 PD(맨 오른쪽), 사진제공=tvN
'댄스가수 유랑단' 김태호 PD(맨 오른쪽), 사진제공=tvN


이런 상황은 김 PD도 매한가지다. 김 PD는 독립 후 이효리와 함께 한 ‘서울 체크인’을 비롯해 ‘지구마불 세계여행’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김 PD의 이름값 덕분에 각 프로그램들은 시작부터 대중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성과만 놓고 본다면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 시절보다 뒤처진다.


최근 방송을 시작한 tvN ‘댄스가수 유랑단’은 어떤가? 전국 시청률 3.2%(닐슨코리아 기준)으로 시작한 후 4.2%로 반등했다가 다시 3.7%로 내려앉았다. 회를 거듭할수록 화제성 수치는 낮아지는 느낌이다. 신선함이 부족한 탓이다. 이미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를 경험한 대중 입장에서는 새로움을 맛보기 어렵다.


게다가 유재석이 없다. ‘댄스가수 유랑단’을 보면 유재석이라는 존재가 새삼 절실해진다. 환불원정대에서 유재석은 일종의 ‘욕받이’였다. 매니저 역할을 맡은 ‘지미유’는 각 멤버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동시에 불만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했다. 더 없이 탁월한 윤활제였다. 그가 구박을 받고 망가질수록 환불원정대는 빛났다. ‘댄스가수 유랑단’은 어떤가? 이효리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어딘지 헐겁다. 특히 칭찬 일색이다. 각 멤버들이 서로를 칭찬하기에 바쁘다. 소위 말하는 ‘빌런’도 없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니 시청자들은 식상함을 느낀다.


‘댄스가수 유랑단’은 예능이다. 그리고 예능의 본령은 웃음이다. 그런데 이 웃음이 부족하다. 유재석이 담당하던 몫이다. 그렇다고 아무나 데려다 놓는다고 유재석의 역할을 대신할 순 없다. 각 출연진들과 카메라 안팎에서 맺은 인연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끌어내고, 망가질 때 유재석 만큼 임팩트를 주는 MC는 찾아보기 어렵다.


유재석(왼쪽)과 김태호 PD. 사진=스타뉴스DB
유재석(왼쪽)과 김태호 PD. 사진=스타뉴스DB





그렇다면, 유재석과 김 PD가 다시 만나야 할까? 하나의 방법일 수는 있지만, 결코 정답은 아니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난다는 것은 ‘무한도전’과 전성기 시절 ‘놀면 뭐하니?’ 정도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엄청난 짐을 다시 짊어지겠다는 선언이다.


다만 유재석에게는 ‘제2의 김태호’, 김 PD에게는 ‘제2의 유재석’이 필요하다. 유재석은 당대 가장 재기발랄한 후배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무한도전’과 ‘런닝맨’에서 하하를 썼듯, ‘유퀴즈 온더 블럭’에서는 조세호를 기용했다. 이런 재능을 가진 새로운 PD를 발굴해야 한다. 그런 역량을 가진 PD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재석 정도 되는 MC라면 그런 잠재력을 가진 PD를 찾아내 그 능력을 발현시킬 수 있는 판을 깔아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김 PD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그와 손잡았던 유재석·이효리·하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김태호의 페르소나’를 찾아야 한다. ‘1박2일’의 강호동·이수근·이승기를 거친 나영석 PD가 ‘삼시세끼’의 이서진·차승원, ‘윤식당’의 윤여정, ‘지구오락실’의 미미·안유진으로 계보를 잇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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