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즐겨도 취하지 않아…진짜 같은 무알코올 맥주 '쑥쑥'

/사진제공=하이트진로음료

맥주에서도 알코올 함량과 열량을 낮춘 '제로' 열풍에 따라 무(無)알코올 맥주 시장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시국 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홈술' 트렌드, 즐겁게 건강을 관리한다는 '헬시플레저' 열풍, 저도주 인기 등이 맞물리고, 무알코올 맥주가 기존의 맥주와 점점 비슷한 맛에 가까워지면서 새로운 선택지로 떠올랐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300억원대로 추정된다. 10년 전 81억원 규모에서 2배 넘게 성장했다. 또, 업계는 국내 주류 기업에 이어 수입 맥주 브랜드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향후 3년 안에 시장이 2000억원대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오비맥주의 '카스 0.0', 하이트진로음료의 '하이트제로 0.00' 두 제품이 무알코올 음료 시장을 이끌고 있다. 오비맥주는 올해 1분기 논알코올 음료 가정 시장에서 카스 0.0이 브랜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카스 0.0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카스 0.0은 2020년 10월 출시 이후 지난해 하반기 처음으로 선두 자리에 올랐다.

오비맥주는 카스 0.0이 알코올 도수는 0.05% 미만이지만, 맥주 고유의 맛을 구현한 점을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일반 맥주와 같은 원료를 사용해 동일한 발효, 숙성 과정을 거쳐 맥주의 청량한 맛을 냈다. 반면 무알코올 맥주는 발효하지 않고 맥아 엑기스에 홉, 향을 넣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알코올 함량이 적은 맥주는 엄밀히 두 가지로 구분된다. 알코올이 아예 없으면 '무알코올', '알코올 프리', '알코올 제로' 등으로 표기된다. 도수 1% 미만이라도 알코올이 포함되면 '비알코올', '논(Non) 알코올릭'으로 나뉜다.

하이트제로 0.00은 2012년 출시된 국내 최초의 무알코올 맥주 맛 음료다. 하이트제로 0.00은 알코올이 아예 없어 무알코올 제품에 해당한다.하이트진로음료는 하이트제로 0.00을 2021년 알코올·열량·당을 모두 제로로 만든 '올프리' 제품으로 리뉴얼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리뉴얼을 거친 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설탕, 대체 당을 사용하지 않아 열량과 당에 대한 걱정을 줄인 점도 유효한 전략으로 통했다. 출시 첫해 판매량 600만캔에서 리뉴얼 이후인 지난해에는 2700만캔으로 4.5배 가량 증가했다. 또, 올해 1월 기준 누적 판매량은 1억1000만캔을 넘어섰다.

/사진제공=비어케이

해외 맥주 브랜드 중에서는 '하이네켄 0.0'과 주류 수입사 비어케이가 유통하는 '칭따오 논알콜릭'이 대표적인 논알코올 제품이다. 비어케이는 '칭따오 논알콜릭'의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고 밝혔다. 칭따오는 수입 맥주 브랜드 중 논알콜릭 제품을 국내에 처음 출시한 후, 한 분기 만에 52% 성장률을 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한 음주를 지양하는 문화도 서서히 생기고, 무알코올 맥주의 맛을 따지는 소비자도 늘어났기 때문에 실제 맥주와 비슷한 맛을 내는 게 점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네켄코리아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4%가 무알코올 맥주 구매 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맛'을 선택하기도 했다. 또, 응답자의 50.4%가 '모임·회식 자리에서 분위기만 맞추고 싶어서' 무알코올 맥주를 마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