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멘트, 전남 장성 생산공장 폐쇄…"환경투자 부담 못 이겼다"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전남 장성에 고려시멘트 생산 공장. 지난 13일 고려시멘트가 환경 투자 부담에 경영이 악화해 공장 폐쇄를 결정한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사진제공=한국시멘트협회.

고려시멘트가 지난 13일 전남 장성의 생산라인을 전면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수년간 환경 투자를 하다가 부담이 누적돼 경영이 악화한 결과다. 시멘트업계는 "경영악화로 통폐합 중인 일본 시멘트업계와 유사해 우려된다"고 했다.

고려시멘트는 지난해 12월부터 공장 폐쇄를 검토했다.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일 환경 투자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데 매출은 줄어들어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지난해 고려시멘트 매출은 699억원, 영업적자는 126억원이었다.

시멘트업계는 고려시멘트를 시작으로 일분처럼 앞으로 공장 가동중단, 통폐합이 줄을 잇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3월 시장 점유율 24%인 업계 2위 우베미쓰비시시멘트가 원가 부담과 경영 악화를 이기지 못하고 아오모리 공장 운영을 중단했다.

해당 회사는 지난해 시멘트 가격을 두 차례에 걸쳐 1톤당 4만9000원 인상했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더 커 경영이 악화했다.

국내 시멘트 업계는 정부의 2030년 탄소 배출량 저감 목표와 질소 산화물 배출 기준 강화 등 규제에 맞춰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하고 있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환경 설비 개조에 약 1조7745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만 설비에 5764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시멘트 협회 관계자는 "그렇다고 경영 사정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라며 "대부분 투자 금액을 외부 차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시멘트업계 경영개선에 필요한 다양한 정책 마련, 규제 개선, 자금 지원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