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역전세난' 몰아친다…특정기간 보증금 반환 DSR 완화?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정부가 7월 중순부터 전세금 반환 목적에 한해 임대인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완화할 예정이다.

규제완화 대상은 전셋값이 고점을 찍었던 약 2년 전 계약 기간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계약의 만료가 올 하반기에 대거 도래하면 역전세난이 더욱 커질 수 있어서다.

26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주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DSR 규제 완화 방안을 담는다.

기존 계약 대비 전셋값이 크게 하락한 '역전세'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이다. 임대인들의 보증금 반환 여력이 부족해지면서 전세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임차인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2년 전 폭등한 전셋값의 갱신 시기가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하반기부터 전세금 반환목적에 한해 대출규제를 일부 풀겠다고 입장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전세금 반환 목적에 한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조금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늦어도 7월 중에는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대출규제를 완화해주는 대상은 일부 계약기간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정 기간으로는 2021년 말부터 2022년 초까지 전셋값이 고점을 찍었던 임대차 계약 시점이 거론된다. 해당 계약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만료되는데 역전세난이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또 DSR 규제 완화 혜택을 받은 집주인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다음 세입자를 위한 전세보증보험을 가입시키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한편 올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는 9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전보고서에 따르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는 최대 8만9000명에 이른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임대가구 116만7000가구 가운데 4.1~7.6%(4만7847~8만8692가구)가 보증금 차액을 돌려주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전셋값이 지난 3월 수준을 유지할 경우 올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증금 차액은 24조2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집주인은 새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받더라도 이에 더해 떨어진 전셋값만큼을 기존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그 규모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보증금 규모(288조8000억원)의 약 8.4%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