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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g 아기 판다의 엄청난 무게감…시진핑-푸틴 밀월 깊어진다

머니투데이
  •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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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3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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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처음 태어난 푸바오 사촌에 양국 시선집중…
푸틴 방중 앞두고 양국관계 강화 중, 동북아 긴장 고조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24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판다 월드에서 건강하게 여름을 지낸 꼬마 판다 푸바오가 사육사들이 준비한 얼음 특식을 먹고 있다. 2023.08.24.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24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판다 월드에서 건강하게 여름을 지낸 꼬마 판다 푸바오가 사육사들이 준비한 얼음 특식을 먹고 있다. 2023.08.24.
중국 '판다외교'의 아이콘 격인 새끼 자이언트판다가 러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태어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선물한 한 쌍의 판다가 낳은 새끼인데, 무려 56년 만에 탄생한 길조에 중러 양국의 시선이 쏠린다. 양국 밀월이 깊어질수록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전선엔 삭풍이 불 수밖에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10월 방중을 앞두고 동북아 각국의 외교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10월 푸틴 중국 찾는데..모스크바서 새끼 판다 탄생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러시아 모스크바 동물원에서 30일(현지시간) 암컷 판다 '딩딩'이 낳은 새끼를 공개했다고 31일 전했다. 딩딩은 지난 24일 새끼를 낳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중국으로부터 판다를 받아 키운 지 무려 56년 만에 태어난 첫 새끼 판다다. 아직 새끼의 성별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어미 딩딩도 새끼에 대한 거부반응 없이 즉시 받아들였다고 환구시보는 전했다.

판다는 큰 덩치에 비해 작은 새끼를 낳는다. 이날 태어난 새끼의 몸무게는 불과 150g. 그러나 양국관계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천금의 무게와 맞먹는다. 이번에 새끼를 낳은 딩딩과 남편 루이가 지난 2019년 시진핑 주석이 중러 수교 70주년을 기념해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직접 선물한 판다이기 때문이다. 환구시보는 러시아에서 태어난 첫 새끼 판다 사진을 온라인판 1면에 실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동물원에서 판다 새끼가 태어났다. 러시아에서 태어난 첫 새끼 판다다./사진=환구시보
지난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동물원에서 판다 새끼가 태어났다. 러시아에서 태어난 첫 새끼 판다다./사진=환구시보
자이언트판다는 전세계 1800마리 정도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멸종위기종이다. 1년에 단 며칠만 임신이 가능하며 대부분 한 번에 단 한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그나마도 다른 포유류와 달리 성숙하지 않은 상태로 나온다. 암컷 판다 한 마리가 평생 낳는 새끼는 1.5마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모로 새끼 판다를 얻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중러 간 판다외교는 역사가 깊다. 중국은 러시아에 지난 1957년 첫 판다를 보냈다. 56년간 판다 외교를 이어온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러시아에서 판다 새끼가 탄생한 셈이다. 특히 시 주석이 직접 선물한 루이와 딩딩 부부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특별히 공을 들였다. 모스크바 동물원을 전면 개조했고 담당 사육사를 수개월 간 중국에 파견했다. 연구기지에서 사육을 실습하고 관리방법을 배웠다.

이제는 세 식구가 된 루이와 딩딩 가족은 말 그대로 시 주석과 러시아 간 우호의 상징이다. 세르게이 소비아닌 모스크바시장은 "러시아에서 새끼 판다가 태어난 이 희귀하고 드문 사건은 러시아와 중국 전문가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라며 "러시아와 세계 자연보호계에도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추켜세웠다.



기억하니? 전랑외교 앞에 있었던 판다외교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20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세 살 생일을 맞은 아기판다 '푸바오'가 대나무와 당근으로 만든 케이크를 먹고 있다. 지난 2020년 7월20일 국내 최초 자연 분만으로 태어난 푸바오의 현재 체중은 약 98kg으로 3년만에 몸무게가 약 500배 정도로 성장했다. 2023.07.20.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20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세 살 생일을 맞은 아기판다 '푸바오'가 대나무와 당근으로 만든 케이크를 먹고 있다. 지난 2020년 7월20일 국내 최초 자연 분만으로 태어난 푸바오의 현재 체중은 약 98kg으로 3년만에 몸무게가 약 500배 정도로 성장했다. 2023.07.20.
늑대처럼 물어뜯는 '전랑외교'로 중국이 '셀프 고립'하기 이전, 중국의 대 서방 외교전략은 판다외교로 요약됐다.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데탕트(동서냉전 긴장완화) 시대가 열렸을 당시 중국이 미국에 판다를 선물한 게 대표적 사례다. 양안관계가 완화됐던 지난 2008년엔 대만에도 판다를 기증했었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푸바오도 마찬가지다. 2016년 3월 한국에 온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2020년 7월 태어난 푸바오는 용인에서 태어나 온라인 상에서 '용인 푸씨'로 대접받는 슈퍼스타다. 푸바오는 최근 쌍둥이 동생을 봤는데 당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새로 태어난 새끼들도 언니 푸바오처럼 양국 관계에 긍정적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푸바오는 양국 협약에 따라 번식이 가능해지기 전인 내년 중국으로 돌아간다. 지난달 푸바오 생일파티에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깜짝 참석하기도 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지난 6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나 부적절한 발언을 하며 지탄 받았다. 수세에 몰렸던 싱하이밍 대사가 푸바오 생일파티를 이용해 국면 전환에 나선다는 해석도 나왔다. 판다가 갖는 외교적 의미가 이 정도다.

긍정적 효과가 큰 만큼 반대급부도 있다. 지난 2월 미국 동물원에 살던 수컷 판다 러러가 갑자기 심장병으로 죽었다. 가뜩이나 경색 국면이던 미중 관계가 더 차갑게 얼어붙었다. 중국인들은 러러와 함께 살던 암컷 판다 야야의 수척한 모습에 재차 격분했다. 미국 내에서는 또 한 마리 당 100만달러에 달하는 대여비용을 문제삼아 판다 비토 여론이 일었다. 결국 야야는 지난 4월 중국으로 반환됐다.



새끼판다 귀엽지만…결코 귀엽지 않은 중-러 밀월 강화


[모스크바=AP/뉴시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기념품 가게에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사진이 담긴 마트료시카 인형이 판매되고 있다. 2023.03.22.
[모스크바=AP/뉴시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기념품 가게에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사진이 담긴 마트료시카 인형이 판매되고 있다. 2023.03.22.
이번 러시아 새끼 판다 탄생이 푸틴 대통령의 10월 방중을 앞두고 이뤄진 것은 공교롭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이 공들여 준비하는 일대일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판다의 임신기간은 4~5개월 정도다. 중국 현지에선 러시아 측이 이 시점에 맞춰 교배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을 초빙해 교배와 출산에도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판다는 8~10세에 첫 새끼를 낳는데 루이와 딩딩은 각각 7살과 6살로 매우 어린나이에 사람으로 치면 '고딩엄빠'가 됐다. 시 주석이 선물한 판다의 출산이라는 어려운 러시아의 시도가 성공했다고 밖에는 할 수 없다.

푸틴 대통령은 10월 방중해 시 주석과 회동할 예정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9일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양자 접촉 일정이 조율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지난 3월 시 주석 러시아 국빈방문 이후 약 7개월 만에 마주한다. 푸틴대통령의 방중은 지난해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 직전 시 주석과 가진 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다.

최근 중국의 개도국 진영 영향력을 입증한 브릭스(BRICS) 회의에서도 중국과 러시아의 외교적 숙제는 그대로 드러났다. 중국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신흥 회원국 가입을 관철시켰지만 브릭스 내 반중 리더 격인 인도의 반대에 부딪혀 베네수엘라 등의 가입은 좌절됐다. 중국과 인도는 일시적으로 화해의 제스쳐를 취했으나 곧바로 다시 국경 문제로 투닥거리고 있다.

중국 견제에 '올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내달 초 인도와 베트남을 방문, 중국을 압박한다. 바이든은 G20(주요20개국) 회의차 방문하는 인도와는 달리 중국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베트남과는 전략적 파트너십 합의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러시아로서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여러모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서로가 절실히 필요하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장기적으로 미국과의 패권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인식하고,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양국 관계를 실질적인 안보협력체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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