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中 부동산 관계자들…완다 이어 헝다 인사도 체포

/로이터=뉴스1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국가 경제성장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가운데 관련 업계 주요 인사들의 체포 소식이 연이어 들려온다. 외신은 중국 부동산 위기의 중심에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문제에 사법 당국이 개입하는 새로운 국면에 직면한 것이라고 짚었다.

16일 중국 선전시 공안당국은 이날 밤 소셜미디어(SNS) 웨이보 계정을 통해 "헝다금융재부관리(이하 헝다재부)의 두(杜)모씨 등 범죄혐의자에 대한 형사 강제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헝다재부에 대한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투자자들에게 관련 신고나 제보를 당국에 해달라고 요구했다.


선전 공안당국은 성명에서 두모씨 등 헝다재부 관계자들의 체포가 '최근'에 이뤄졌다고 했다. 하지만 체포된 관계자들이 총 몇 명인지, 관련 혐의가 무엇인지 등 자세한 정보는 알리지 않았다. 또 체포된 '두모씨'에 대한 추가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링크드인 프로필을 인용해 헝다재부 총책임자의 이름이 '두량(Du Liang)이라며, 당국이 언급한 '두모씨'가 헝다재부의 총책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헝다재부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전액 출자로 2015년 설립된 헝다그룹의 자산관리사업 계열사로, 현재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헝다재부는 지난달 31일 웨이보 채널을 통해 "결제 대금 마련을 위해 자산을 처분하고 있지만,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겨 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됐다"며 유동성 위기를 공식 인정한 바 있다.

/사진=중국 선전시 공안국 웨이보

헝다그룹은 현재 중국 경제의 최대 난제인 부동산 위기 사태의 진앙으로 여겨진다. 지난 2021년 400억위안(약 7조3132억원) 규모의 자산 관리 상품에 대한 자금을 지급하지 않아 중국 내 전국적인 시위를 촉발했다. 또 같은 해 12월 처음으로 227억달러(약 30조2137억원) 규모의 역외 채권을 갚지 못해 공식 디폴트를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에는 홍콩증시 주식 거래 중단 17개월 만에 거래를 재개하며 회생 절차에 나섰지만, 거래 재개 첫날 주가가 80%대 폭락세를 나타내는 등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헝다그룹의 자금관리 사업부 일부 직원을 구금한 것은 부동산 개발업체의 (디폴트) 사안이 공안 등 사법 시스템이 관여하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라며 부동산 업계를 향한 중국 당국의 칼날이 다시 날카로워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달 초에는 공안당국이 중국 3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인 완다그룹의 류하이보 수석부회장을 체포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지난 8일 소식통을 인용해 류 부회장과 완다그룹 직원 여러 명이 내부 반부패 조치와 관련해 공안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체포된 류 부회장과 직원들의 구체적인 혐의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 제일재경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1일에는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과 장창 산시성 다퉁시 공산당 위원회 부서기 간 건설 프로젝트 추진 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완다그룹은 중국 부동산 시장 둔화 속 역외 채권 시장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개발업체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지난 7월 핵심 계열사인 다롄완다상업관리집단이 만기가 도래한 채권 4억달러를 갚지 못하면서 다시 디폴트 위기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