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민주적 절차로 거창구치소 개청…찬·반 주민 모두에 감사"

18일 거창구치소신청사 개청식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기념사를 말하는 모습. /사진=법무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8일 거창구치소 신청사 개청식에 참석해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구치소가 개청한 것에 대해 대한민국 공직자로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거창구치소는 민영인 소망교도소를 포함해 전국 55번째 교정시설로, 이날 오전 경남 거창군에 문을 열었다. 한 장관은 개청식 기념사에서 "교정시설 설치에 찬성·반대하는 생각은 모두가 말이 된다"며 "살아갈 터전이기 때문에 양보와 타협이 어렵다. 평행선만 긋다가 흐지부지되는 것이 대부분인데 거창은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거창구치소 개청은 주민들께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보여준 가운데 이뤄져 특별히 감동적이었다"며 "문제 해결 수단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민주적 절차와 통합, 배려가 필수인데 민주주의 국가들이 말로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하면서 해내는 나라가 없어 어려운 숙제"라고 했다.

거창구치소는 2011년 거창 주민들이 법무부에 자발적으로 유치 건의를 했다. 그러나 2014년부터 주민 사이 찬·반 의견 대립이 심해져 사업 진행이 중단됐다. 한 장관은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여기까지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사업이 '물 건너갔다'고 보는 게 현실적인 판단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여기 거창 주민들은 달랐다"며 "2019년 민주적 절차인 '주민투표'를 통해 거창구치소 개청 결론을 끌어냈고, 반대하시던 분들도 절차를 신뢰하고 그 결과를 존중했다"고 했다.


아울러 "더 나아가 반대하시던 분들께서 거창구치소 개청을 위한 교정위원으로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는 등 진정한 통합의 정신을 행동으로 보여주셨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8일 거창구치소 신청사 개청식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법무부

한 장관은 "십여년 전 이 자리에는 한센인분들의 정착촌이 있었다"며 "그곳 주민들께서 한 분도 빠짐없이 지역사회와 나라를 위해 삶의 터전을 내주시고 이전해 주시기로 하면서 개청 사업이 시작됐다. 오늘 이 자리에도 함께 해주신 것으로 아는데, 대한민국 공직자로서 성산마을 주민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찬성, 반대해주신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저희는 거창구치소를 주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건물을 저층 분산 구조로 지어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고, 태양광, 지열 등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함으로써 환경보호에도 힘쓸 것이다. 테니스장, 농구장, 개방 공원 등 부대시설을 최대한 지역주민들께 개방할 예정"이라고 했다. 거창구치소는 거창 지역민을 직원으로 특채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거창 발전을 위해 거창 법조타운 조성사업을 내실 있게 진행하도록 하겠다"며 "구치소 개청 관련해 지난 10여년 간 상처받으신 분도 많으셨을 텐데, 거창 주민들께 대한민국 공직자로서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개청식에는 성산마을 주민, 신용해 법무부 교정본부장, 최만림 경상남도 행정부지사, 해인사의 혜일 주지스님, 구인모 거창군수, 박수자 거창군의회 부의장, 이홍희 거창군의회 의장, 김홍섭 더불어민주당 군의원,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이홍기 전 거창군수, 신성범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 강석진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