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로 넘어간 카카오…특사경, 김범수 구속영장 신청하나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3일 오전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금융감독원이 에스엠 (82,700원 ▲1,700 +2.10%)(SM엔터)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5인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범수 카카오 (46,800원 ▲150 +0.32%)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송치 대상에서 빠졌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특사경이 김 센터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지난 26일 에스엠 시세조종 사건과 관련 18인의 피의자 중 배 대표,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강모씨, 카카오엔터 투자전략실장 이모씨 등 3인과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법인 2개사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송치 대상에서 지난 23일 소환 조사를 받았던 김범수 센터장은 빠졌다. 특사경 관계자는 "나머지 피의자에 대한 시세조종 공모 정황이 확인돼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수사해 추가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특사경이 소환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태연 변호사(태연 법률사무소)는 "통상 구속영장 신청 전에 피의자 조사를 한다"라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내용 중에 피의자의 자백과 인정 여부가 쟁점이기 때문이다. 자백하지 않으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낼 수 있기에 조사를 하지 않고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경우는 드물다"라고 했다.

검찰 출신 김우석 변호사(법무법인 명진)도 "(구속영장 신청은)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며 "결국 수사에선 '최종 책임자가 누군가'라는 이슈에 직면하게 된다. 카카오의 에스엠 인수에 대한 의사결정권자가 김범수 센터장이고 그 밑에 있다고 할 수 있는 배 대표가 구속됐기 때문에 영장 신청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금감원 특사경 입장에서는 구속영장 신청 과정에서 김 센터장이 에스엠 주가 조작에 관여했다는 혐의 입증이 중요한 숙제다. 이를 두고 법조계 관계자는 카카오 측에서 에스엠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했다는 사실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매수했는가'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우석 변호사는 "공개매수를 발표하면 경영권 분쟁 주체들뿐만 아니라 일반 개인이나 기관 투자자도 '주가가 오르겠다' 싶어서 주식을 산다"라며 "카카오의 매수가 시세조종이 되기 위해서는 대량 매수 자체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주식을 매수했는지, 매수하는 방식에서 가격을 올리려고 하는 의도가 보였는지가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세 조종성 주문에는 일정한 형태가 있는데 주문 자체를 고가로 내서 종가를 높게 형성되도록 하거나 통정매매로 점점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는 방법 등이 있다"라며 "이런 식으로 주문하려면 내부적인 의사결정이 있었어야 하므로 (특사경이) 압수수색이 진행됐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특사경에서 구속영장 신청보다 혐의 입증을 위해 송치를 미뤘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태연 변호사는 "결국 구속영장은 검찰이 청구해 법원에서 발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꼭 경찰 수사 단계에서 받을 필요는 없다"라며 "실무적으로 '누가 구속하는가'가 성과의 문제가 될 수는 있지만 그것보다는 명확한 증거를 찾고 있거나 증거 정리가 되지 않아서 송치가 아직 안 됐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