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준석 창당하면 김기현 먹잇감 될 것…당에 허리가 없다"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대구=박상곤 기자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이 8일 당 지도부, 친윤(親 윤석열 대통령), 중진의원 등에 대한 불출마를 요구한 혁신위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차라리 혁신위를 해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이날 대구 북구 대구시청에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의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혁신위를 왜 만들었나. 자기들이 못하니까 만든 것"이라며 "(혁신위에)전권을 줬는데 그걸 부정하면 혁신위를 해체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창당하면 김 대표는 이 전 대표의 먹잇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제대로 된 혁신을 하지 못할 경우 이 전 대표의 탈당과 신당 창당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의 총선전략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얘기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2일 이 전 대표와 관련해 "비례정당만 만들어도 내년에 정의당보다 의석수가 많을 것이고, 나아가 차기 대선의 캐스팅보트도 쥘 수 있다"며 "하다못해 수도권에서 이정희 역할까지 노리는데 참 당 지도부 무지하고 태평스럽다"라고 밝힌 바 있다.

홍 시장은 이날 만난 인 위원장이 당의 혁신을 위해 도와달라고 한 요청과 관련해 "당무에 개입하지 말라고 김 대표가 (나를) 상임고문도 해촉하고 징계도 했다"며 "나는 21대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에게 신세 진 게 거의 없다"고 했다.

홍 시장은 "내년에 새판이 짜이면 그때 시작하면 된다"며 "총선 열심히 해서 과반수 되도록 한번 해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못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식물정부가 된다"며 "그런데 (당은)그게 심각한 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 자리가, 사는 게 우선이니까 조금 있으면 그런 사람들이 제일 먼저 엑소더스(대탈출)를 시작할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제일 먼저 엑소더스 한 것이 친박들"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대통령을 이용해서 사욕을 채우는 사람들이 윤석열정부 들어 너무 많다"며 "정권 이용해서 한번 누려보려고 밖에서 아마 공공기관 그거(자리) 부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은 앞뒤가 다르게 행동하지 않는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밀고 나가는 사람"이라며 "그걸 이용해 먹는 사람들이 지난 1년 6개월 동안 나라를 농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본질을 모르고 엉뚱한 처방을 계속하니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힘들어지는 것"이라고도 했다.

홍 시장은 이 전 대표가 용산의 변화를 촉구한 것에 대해선 "이 전 대표의 한(恨)은 용산에 있겠지만, 실제로 이준석을 조리돌림한 것은 누군가. 그 건 중진도 아니고 일부 초선과 원외 인사들"이라며 "윤 대통령을 이용해서 이런 인사들이 1년 6개월 동안 당을 그런 식으로 만들어버렸다"고 했다.

홍 시장은 "중진들이 이당(국민의힘)에 없어져 버렸다"며 "당의 허리가 없어져 버렸으니 건강할 리가 있나. 발바닥이 설치니까 허리가 온전하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