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5년간 산재처리 건수 2.5배↑…도덕적 해이 심각"

/사진제공=경총.

산재보험의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이 완화하면서 보험급여 지출액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불합리한 산재 승인 증가로 기업의 노무관리 어려움이 가중되고, 보험료 인상 가능성까지 높아지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오는 20일 고용노동부 및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 업무상질병 제도운영 개선 건의서'를 제출한다고 19일 밝혔다.


건의서에 따르면 최근 급속한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 완화 및 제도 개편으로 산재 신청 건수·승인율, 보험급여 지출액이 모두 상승했다. 부정수급액 회수 부진 등 산재보험기금 재정건전성은 더욱 약화돼 산재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

산재처리 건수가 1만1672건(2017년)에서 2만8796건(2022년)으로 약 2.5배, 승인율이 51.2%(2017년)에서 62.7%(2022년)로 약 11.5%p 뛰었다. 보험급여 지출액은 4조4360억원(2017년)에서 6조6865억원(2022년)으로 급증했고, 올해 지급액은 7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의 최근 6년간(2017년~2022년) 부정수급 회수율은 19.5%에 불과하다. 미발견 부정수급 건까지 고려하면 실제 손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음성난청을 비롯한 주요 질병 현황 분석 결과 부실한 재해조사 및 불합리한 산재 인정이 만연해 업무상질병 제도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음성 난청의 경우 인정기준을 완화하면서 지난해 소음성난청 산재신청 건수는 2017년 대비 약 7배 증가했다. 전문기관의 역학조사 결과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질판위)에서 타당한 근거 없이 번복해 업무상질병으로 인정(역학조사 상이판정)한 건수도 8배 증가(2014년 4건 → 2019년 32건)했다. 직업성 암 인정기준도 완화되면서 40년 흡연자도 폐암으로 보상받는 등 불합리한 산재 승인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경총은 주요 질병별 문제 해결을 위해 산재보험법 시행령 및 관련 고시, 공단 규정·지침 개정 등 13개 건의사항을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했다. 건의사항에는 △연령보정 기준 및 유효기간 마련(소음성난청) △역학조사 실시 건 질판위 심의대상 제외(직업성 암) △추정의 원칙 전면 재검토 및 폐지(근골격계질병) △업무시간 산정 범위에서 야간수면시간 제외(뇌심혈관계질병) 등 질병별 관련 법령·고시·규정(지침)의 구체적 개선방안을 포함했다.

경총 관계자는 "불합리한 산재 승인 증가로 기업의 노무관리 어려움이 가중되고 보험급여 지출 확대로 인한 보험료 인상 가능성까지 높여 경영활동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라며 "명확한 원칙과 근거 기반의 산재판정이 이루어져야 제도 악용이 줄어들고 효과적인 재해근로자 보호가 가능하기에 인정기준 재정비와 사실관계 조사·확인 강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더 이상 미뤄선 안된다"고 개선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