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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필수의료 기피↔의료사고'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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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29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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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진 센트럴흉부외과 대표원장
김승진 센트럴흉부외과 대표원장
사람이 하는 일에는 불가피하게 실수가 따르기 마련이다. 의사도 사람이기에 진단과 시술 및 수술에 실수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 결과는 생명과 직결되므로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고의로 환자에게 해를 끼치려 한 범죄가 아니고는 진료과정에서 생긴 실수는 형사처벌은 하지 않는 게 세계적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는 소득이 증가해서인지 의료사고의 배상액이 과거보다 매우 높아지고 형사처벌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비해 기소되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 이런 점 때문인지 의과대학생들은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에 지원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최근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에서 심장부정맥에 대한 시술과정에서 심장을 둘러싼 막인 심낭에 피가 고이는 심낭압전(심장눌림증이라고도 함) 현상으로 시술 중 심정지가 와서 환자가 식물인간 상태가 된 일이 보도됐다. 심장 내부에서 전극선을 이용해 부정맥의 원인이 되는 점들을 찾아 고주파로 제거하는 시술이다. 몸 외부에서 선을 넣어 심장 내부에서 하는 시술이므로 심장에 구멍이 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미세하게 생긴 틈은 밖에서 감지하기 힘들고 초음파를 통해 심낭압전은 진단할 수 있지만 시술과정에서 심낭압전을 의심하고 초음파를 시행하는 결정을 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심낭압전이 진단돼도 몸 밖에서 주사기를 통해 심낭에 고인 혈액을 제거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그 과정에서 바로 옆에 붙어 있는 폐를 찔러 기흉과 혈흉이 생기기도 하고 기침할 때 피가 나오는 각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심장이 정지된 급박한 상황에서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이런 심장부정맥 시술은 대부분 심장내과에서 시행한다. 심낭압전의 경우 주삿바늘을 통해 심낭에 고인 혈액제거에 실패할 경우 심장혈관흉부외과 의사가 가슴을 바로 열면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압박상태에 있던 심장이 가슴뼈를 열어 개방되는 순간 바로 심장은 뛸 수 있기 때문이다. 심낭압전이 생길 수도 있는 이런 시술에는 흉부외과와 사전에 협의해서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예방책이다. 더 이상적인 것은 바로 옆방에 개흉수술을 할 수 있는 흉부외과팀이 대기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의료수가부터 이런 대기팀에 대한 것이 반영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의료행위를 해야만 수가를 지불하는 제도라 생명을 구하는 예방책에는 수가에 대한 배려가 없다.

필수의료의 불가피한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처벌 면제책도 없다. 예방적 대비팀은 태생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예는 산부인과와 신경외과, 소아청소년과 등 여러 필수의료과에서도 볼 수 있다. 예방팀 형성이 거의 불가능하니 의료사고 가능성은 더 높아지고 여기에 민사배상액이 거의 평생을 벌어도 갚기 어려울 정도로 높아지니 필수의료 지망생은 더 없어진다. 지망생 자체가 거의 없어지니 팀 형성은 더 어려워지고 사고 가능성은 더 올라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건복지부 또한 모를 리 없건만 다른 우선순위에 밀려 진정한 의료선진국에 꼭 필요한 예방팀과 예방책에는 미처 손을 쓸 여력이 없다.

지금 나라는 온통 의대증원만 하면 모든 의료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최면에 걸린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문제들을 하나하나 짚어 진정한 의료선진 복지국가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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