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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우리 공주' 문자에 2억 증발…통장 찍힌 사람 찾으니 "정당한 돈"

머니투데이
  • 김지은 기자
  •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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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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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11일 65세 전업 주부 조모씨에게 '우리 공주님'이라는 이름으로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사진=독자제공
지난 2월11일 65세 전업 주부 조모씨에게 '우리 공주님'이라는 이름으로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사진=독자제공
"엄마! 휴대폰이 망가져서 번호를 바꿨어. 여기 링크만 클릭해줘."

지난 2월11일 65세 전업 주부 조모씨에게 문자 한 통이 날라왔다. 보낸 사람 이름은 '우리 공주님'. 당시 조씨는 미국에 있던 딸 김모씨에게 인터넷 뱅킹 앱(어플리케이션) 설치 방법을 배우던 때라 이런 문자를 자주 주고 받았다. 주민등록번호 같은 개인 정보도 물어보지 않으니 조씨는 딸이라 믿고 별 의심없이 링크를 눌렀다. 그러자 휴대폰에는 새로운 팝업창이 떴다.

'우리 공주님'은 "이제부턴 내가 알아서 할테니 휴대폰 충전기만 연결해달라"고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3일 뒤 조씨 가족은 통장거래내역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일면식이 없는 9명에게 약 1억7000만원의 돈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조씨가 문자를 나눈 '우리 공주님'은 실제 조씨 딸이 아니라, 그를 사칭한 피싱범이었다.

문자메시지에 적힌 링크를 클릭한 이후 조모씨 계좌에서 박모씨, 유모씨, 외국인 계좌로 200만원~1000만원씩 돈이 빠져나갔다. /사진=독자제공
문자메시지에 적힌 링크를 클릭한 이후 조모씨 계좌에서 박모씨, 유모씨, 외국인 계좌로 200만원~1000만원씩 돈이 빠져나갔다. /사진=독자제공

그날 이후 조씨 가족은 악몽 같은 9개월을 보냈다. 미국에서 살던 조씨는 휴직계를 내고 급하게 한국에 들어와 소송 준비를 했다. 통장이 빠져나간 이름을 보니 한국인 3명과 외국인(베트남인) 6명이었다. 이들에게 적게는 200만원, 많게는 1000만원이 송금됐다. 조씨는 보험회사 두 곳에서 자신의 명의로 누군가 약 2200만원 약관 대출까지 받은 것을 확인했다. ATM으로 돈이 두 차례 빠져나가기도 했다.

조씨 가족은 경찰에도 수사를 요청했지만 베트남인 6명의 경우 남자 1명을 제외하곤 모두 신원 확인이 안돼 수사가 중지됐다. 신원이 확인된 베트남 남성 1명은 전기통신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한국인은 최모씨, 박모씨, 유모씨 등 3명으로 특정됐다. 하지만 박씨는 묵묵무답이고 최씨는 800만원을 돌려주겠다고 했다가 연락이 두절됐다. 유씨는 정당하게 돈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조씨는 현재 연락이 닿은 베트남 남성, 유씨에 대해서만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유씨는 자신이 '이은정'이라는 불상의 사람과 정당하게 거래했다고 주장했다. 이은정이 유씨에게 돈을 보내면 자신은 이은정의 코인 전자지갑 주소로 금액에 맞게 코인을 보냈다는 것이다. 일명 시세보다 저렴하게 코인과 돈을 환전하는 '환치기'를 한 셈이다.

이은정은 조씨 통장에서 돈을 보내면서 송금자 이름만 '이은정'이라고 바꿔 유씨에게 돈을 보냈다. 현재 이은정의 신원은 특정되지 않았으며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조씨 측은 "코인 거래를 하려면 불법적인 경로가 아니라 거래소 이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유씨에게 이체된 돈은 부당하게 이체한 범죄수익금이나 사기 피해금이다. 유씨와 같은 사람에게 민사적 책임만이라도 인정해야 추가적인 피싱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베트남 사람 5명은 불법 체류자 신분이라 신원 특정이 어려워 수배 중"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수사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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