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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병원 갔더니 100명 대기" 독감 유행…아픈데 예약 전쟁까지

머니투데이
  • 양윤우 기자
  • 정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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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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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있는 한 이비인후과 의원 벽에 걸린 대기자 현황판 사진. 총 12명 대기 중이라는 공지가 올라왔다./사진=정진솔 기자
29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있는 한 이비인후과 의원 벽에 걸린 대기자 현황판 사진. 총 12명 대기 중이라는 공지가 올라왔다./사진=정진솔 기자
"독감 걸려서 학교도 못갔어요. 반 20명 중에 4∼5명이 독감으로 고생하고 있어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서 만난 중학생 박모군(15)은 이같이 말했다. 박군은 "독감 환자 9명이 한 번에 나온 반도 있다"며 "요새는 '독감 조심하라'는 담임 선생님의 말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했다.

이 병원은 이른 아침부터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대다수가 아동과 청소년들이었다. 여기저기서 콜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한 어린 여자아이는 진료를 받던 중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진료실에 들어갔다가 수납을 하고 처방전을 받아 나서는 아이들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아동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독감(인플루엔자)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2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2~18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환자 수는 37.4명으로 전주(32.1명) 대비 16.5% 증가했다. 질병관리청 유행 기준(6.5명)의 5.7배 수준이다.

최근 5년 같은 기간 1000명당 환자 수는 2018년 10.1명, 2019년 8.2명, 2020년 3.3명, 2021년 4명, 2022년 13.2명으로 올해 환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올해 독감은 아동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13~18세 환자가 1000명당 87.3명으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7~12세(84.6명), 19~49세(39.1명), 1~6세(29.2명), 50~64세(20.1명), 65세 이상(10.4명) 순이다.

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속출하는 독감 환자로 인해 시민들은 병원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독감 진료를 위해 15세 큰아들을 소아청소년과에 데려온 40대 여성 엔젤리나씨는 "지난 27일 월요일에는 한 시간 이상 대기했다"고 말했다.

종로구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정모양(19)도 "독감에 걸려서 학교를 빠졌다"며 "어제 급한 대로 내과에 갔는데 사람이 과하게 많았다. 약 30여명 뒤에 진료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예약 전쟁까지 벌어진다.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이모씨(36·여)는 "전날에 예약하지 않으면 낮 12시~오후 2시를 제외하고는 예약 마감"이라며 "이 때문에 병원이 문을 여는 시간에 알람을 맞춰 놓고 전화를 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점심시간에 방문하면 병원에서 기본 1시간에서 1시간30분 대기해야 하는데 대기인원마저도 찰 경우 환자를 돌려보낸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학부모 김모씨(40대·여)도 "특히 소아청소년과의 진료를 보기가 힘들다"며 "오전에 8시30분에 대기표를 뽑아도 앞에 대기하는 인원인지 100명이 넘는다. 오후에나 진료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독감 유행의 원인으로 면역력 저하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를 꼽았다. 박윤선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독감에 대한 자연 면역력이 떨어졌다"며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층에서 백신 접종률이 작년에 비해 낮아서 독감에 더욱 취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감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을 접종하고, 평소 마스크를 쓰며, 기침은 손수건과 휴지 등으로 가리고, 손 씻기와 같은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고령층은 무료로 독감 백신을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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