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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가 비명 지른다" 외신 '깜짝'…세계서 러브콜 받는 이 기술

머니투데이
  • 김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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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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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일의 혁신기업답사기] <11> 이정훈 텔로팜 대표

[편집자주]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변에는 '혁신'을 위해 피·땀·눈물을 흘리는 창업가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꿈꾸는 혁신을 공유하고 응원하기 위해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가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와 [혁신기업답사기]를 연재합니다. IB(투자은행) 출신인 김홍일 대표는 창업 요람 디캠프 센터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활동 중인 베테랑 투자전문가입니다. 스타트업씬에선 형토(형님 같은 멘토)로 통합니다. "우리 사회 진정한 리더는 도전하는 창업가"라고 강조하는 김 대표가 만난 열 한번째 주인공은 반도체로 식물상태를 파악하는 신개념 스마트팜 기업 텔로팜의 이정훈 대표입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정훈 텔로팜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이정훈 텔로팜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토마토가 비명을 지른다."

올해 한 외신보도가 화제였다. 이스라엘 연구팀은 토마토에 물을 안 주고 특수한 마이크를 달았더니 '딱딱'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보고했다. 물이 모자란 상황에서 토마토 줄기의 내부 조직이 끊어지는 소리로 추정됐다. 이 같은 사실이 "식물도 말을 한다"고 해석되면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토마토의 이런 '신호'를 포착해 분석하는 창업가가 있다.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이자 스마트팜 기업 텔로팜을 이끄는 이정훈 대표다.


줄기부착 센서로 식물상태 파악, 농업 효율 ↑


"틱, 틱, 쏴아..."

지난달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인근 농장. 인터뷰를 하던 이정훈 대표의 등 뒤로 별안간 힘찬 물소리가 들렸다. 실험 재배중인 방울토마토에 자동으로 물을 주는 장치가 작동하면서다. 토마토 줄기에 부착돼 토마토의 상태를 실시간 확인하던 소형 반도체센서가 '토마토가 갈증을 느끼고 있다. 이제 물을 줄 때'라는 신호를 장치로 보낸 결과다.
와이너리 포도나무에 부착한 센서/사진=텔로팜 홈페이지
와이너리 포도나무에 부착한 센서/사진=텔로팜 홈페이지
텔로팜은 식물의 상태를 파악, 물과 양분을 꼭 맞는 시기에 적정량만 주는 신기술을 가진 애그테크(농업기술) 기업이다. 나노기술 , 바이오로봇 전문가인 이정훈 교수가 2017년 창업했다. 기존 스마트팜은 토양이나 온도·습도 등 식물 주변 '환경'을 조절하는 개념이다. 이에 비해 텔로팜은 식물 자체의 상태를 파악한다.

핵심기술은 이곳 토마토 줄기에 붙은 것처럼 손톱보다 작은 반도체센서. 센서는 마치 병원에서 청진기로 호흡을 듣거나 혈압·맥박을 확인하듯 식물의 상태를 파악한다. 여기서 확인되는 정보를 데이터로 축적해 분석하면 언제 얼마나 물과 양분을 줘야 최적의 생산량을 거둘 지 찾아낼 수 있다. 이렇게 확보한 솔루션과 소프트웨어가 텔로팜의 비밀병기다.

이 대표는 기술유출을 우려하며 센서 사진촬영에 난색을 보였다. 그러면서 "15분 단위 실시간으로 환경에 대한 식물의 반응을 측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식물의 증산속도가 자꾸 줄어든다면 흙의 수분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러면 물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 필요한 양과 방법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훈 텔로팜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이정훈 텔로팜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식물이 목마른 걸 알았으면 물을 줘야 한다. 이때도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 대표는 "제어된 적자관수, 즉 원하는 양보다 적게 물을 준다(관수)"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보다 물을 1/3만 주고, 버려지는 물이 없다"며 "이렇게 하면 자체 유전자의 활성을 유도해 유효물질이 많이 나오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식물에 주는 물이 그대로 다 과일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물부족 캘리포니아 큰 관심…솔루션 구독모델 개발


텔로팜은 현재 8개국 36개 크고작은 농장에서 10여종의 작물에 대해 기술실증(PoC)을 하고 있다. 그중 미국 캘리포니아 26곳의 와이너리도 있다. 캘리포니아 와인 비즈니스 매출액은 연간 46조원 규모로 우리나라의 전체 농업 분야 매출과 맞먹을 만큼 큰 시장이다. 그런데 캘리포니아는 만성적 물 부족이 점차 심해지며 농업용수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물을 적게 쓰고도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텔로팜의 기술은 이들에게 거부하기 어려운 솔루션이다. 사막이 많은 중동권의 연락도 부쩍 늘었다.

이 대표는 "대추야자(데이트) 나무의 병충해를 감지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사막에서 할 수 있는 실내 식물공장 사업을 추진중"이라며 "고급 농산물을 수확하면서 ROI(투자 대비 수익)가 나올 수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텔로팜은 각종 작물에서 확보한 생육 데이터를 처리, 회원의 휴대폰에 깔린 앱에 전송할 수 있다. 와인 등 고급농업 외에 우리나라 대기업이 인도네시아에서 경영하는 대규모 팜(야자) 농장 등에도 전면 적용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기술에는 반드시 비즈니스 모델이 따라와야 되고 시장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자녀에게 창업을 권할지 묻자 잠시 생각하더니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창업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말하겠다"고 답했다.


다음은 김홍일 대표(Q)와 이정훈 대표(A)의 일문일답


이정훈 텔로팜 대표(오른쪽)와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의 대담 /사진=이기범
이정훈 텔로팜 대표(오른쪽)와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의 대담 /사진=이기범

Q. "토마토가 비명을 지른다"는 보도가 화제가 된 적 있다.
▶ 식물이 물을 빨아올리는 힘이 큰데 물이 없으니 물관의 마이너스 압력이 커저서 물관이 끊어진 것이다. 이런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인간이 알아듣지 못할 뿐 식물도 생활방식이 있지 않겠나. 이런 스트레스의 정도를 잘 조절하면 작물의 고급화를 달성할 수 있다.

Q. 식물이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건 아닐까.
▶ 물론 이렇게까지 아프게 하면 안된다. 그러면 오히려 생산량이 확 줄거나 품질이 떨어진다. 스트레스를 정확히 파악하고 잘 조절해 주는 게 필요하다. 예컨대 물을 요구량보다 적게 주는 적자관수 방식을 잘 조절해서 당도가 13브릭스인 방울토마토를 기존 농가보다 50% 이상 더많이 생산할 수 있다.

Q. 텔로팜의 비즈니스 모델은.
▶ 처음엔 센서를 많이 팔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수 억개는 팔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더라. 그때 주변에서 소프트웨어를 해보라고 조언했다. 고객이 우리의 디바이스를 사용하고 소프트웨어를 썼을 때 구독료를 내는 구독 모델을 판매하려 한다.

Q. 고급농업, 대형농업 말고도 텔로팜이 바꿀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 누구나 도심에서 작은 규모라도 식물을 키우는 것이 가능해진다. 토마토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앱을 보면 '오늘 아침 몇 시에 불을 켜고 물을 주세요' 같은 정보를 알 수 있다. 보통 사람들도 쉽게 농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Q.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 교수창업은 대부분 기술창업이다. 기술에는 반드시 비즈니스 모델이 따라와야 되고 시장에 따라야 한다. 한편 교수나 학생들이 창업한 후 투자나, 매출에 문제가 생겼을 때 좌절하지 않도록 그것을 용인해주는 사회가 되면 정말 감사하겠다.

Q. 자녀에게도 창업을 권하나.
▶창업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말하겠다. (창업이) 당장일 수도, 저처럼 50대일 수도 있다. 어쨌든 기술이나 콘텐츠가 있으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테니까 말이다.
텔로팜 센서/사진=김성휘 기자
텔로팜 센서/사진=김성휘 기자

※ [김홍일의 혁신기업답사기] 인터뷰는 산업방송의 '스타트업 인사이트' 프로그램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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