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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써서 면역력 떨어졌어" 사실일까?…독감·폐렴 퍼진 진짜 이유

머니투데이
  •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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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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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코로나19 때 마스크 끼느라 면역력이 떨어졌나?', '주변에 독감 환자가 많은데 마스크를 벗어서 그런가?'

요즘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적잖다. 코로나19가 유행한 지난 3년여간 꼬박 마스크를 써 사람 간 접촉이 줄고, 독감 등 다른 호흡기 질환에 노출될 위험을 차단했다가 코로나19 종식 선언 후 마스크를 벗자마자 독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호흡기 감염병이 곳곳에서 유행하면서다. 과연 지난 3년여간 마스크를 끼면서 되레 우리의 면역력이 떨어졌을까.

"마스크 써서 면역력 떨어졌어" 사실일까?…독감·폐렴 퍼진 진짜 이유


희미해진 면역 기억, 백신 맞으면 안전하게 회복


전문가들은 "마스크를 쓰면서 면역력이 떨어졌다기보다 기존에 획득한 면역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져서"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감염병 유행 추세가 '면역력이 예전보다 떨어져서는 아니라는 것'이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는 3년여간 다른 호흡기 질환에 대한 면역을 획득하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 한 마스크를 써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았다고 해서 면역력이 더 떨어지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우리 몸이 면역을 획득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인플루엔자(독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코로나19 등 질환에 걸린 경우다. 둘째, 백신을 접종한 경우다. 이런 과정은 항체를 생성한다. 이런 방식으로 특정 감염병에 대해 면역을 획득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면역에 대한 기억력이 흐려진다. 해당 질병에 또 걸리는 이유다.

세균·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면역 기억은 다르다. 일반적으로 세균에 대한 면역 기억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기억보다 오래가는 편이다. 물론 바이러스 중에도 면역 기억이 오래갈 수는 있다. 대표적인 게 홍역 바이러스다. 홍역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면역 기억은 평생 유지된다.

엄중식 교수는 "인플루엔자에 걸렸거나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은 경우 건강한 성인이 면역을 획득하더라도 이를 기억하는 유효기간은 1년 미만,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층은 6개월 미만"이라며 "독감 백신으로부터 획득한 면역은 오래가지 못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면역을 가장 안전하게 획득하는 방법이 백신 접종이다. 코로나19 백신, 독감 백신처럼 일정한 시기에 많은 사람이 동시다발적으로 접종하면 집단 면역을 획득할 수 있다.

"마스크 써서 면역력 떨어졌어" 사실일까?…독감·폐렴 퍼진 진짜 이유


부교감신경 활성화해 면역조절 기능 높여야


면역력이 떨어진 건 아니므로 면역력을 높이려는 것보다 면역을 조절하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전 차병원그룹 차움의원 교수이자 국내 면역학 전문가로 통하는 조성훈(응급의학과 전문의) 이음병원 병원장은 전화 인터뷰에서 "현 상황에서 우리가 면역을 높이려 하기보다는 면역조절 기능을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코로나19에 감염된 경험이 있는 사람 가운데 일부에선 면역이 이상 반응을 일으켜 과도해진 면역이 되레 자기 몸을 공격하는 '사이토카인 폭풍' 현상을 경험했다면 면역조절 기능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면역조절 기능은 몸에서 면역력을 균형 있게 발휘하는 시스템이다. 이 기능이 너무 약하면 암 등 질병과 바이러스에 대처하지 못하고, 너무 강하면 이상 반응을 일으켜 면역력이 자신을 공격하는 '쿠데타'를 일으킨다. 면역조절 기능은 면역세포의 움직임에 달려 있다. 면역세포인 NK(자연 살해)세포는 T세포·B세포와 함께 림프구의 일종이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 같은 외부 항원을 기억했다가 재침입 시 공격한다. T세포와 B세포는 외부의 항원 신호에 따라 증식하면서 반응하지만, NK세포는 전신에 일정량이 존재해 암세포의 유무를 감지하고 숨은 암세포를 찾아내 파괴한다. 또 NK세포는 면역조절물질을 방출해 과도하거나 부족해진 T세포를 조절한다.

NK세포 기능이 높은 사람은 암에 걸릴 확률이 낮고 면역력이 매우 높다. 실제로 보통의 암 환자는 NK세포의 능력이 아주 떨어져 있고 면역조절물질의 반응도 약하다. 조성훈 병원장은 "면역조절 기능을 높이려면 일상에서 자율신경계 중 부교감신경이 교감신경보다 우위에 있는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스트레스'와 관련된 게 교감신경이고, '면역계'와 관련된 게 부교감신경이다.

부교감신경이 우위에 있게 하려면 백혈구의 기능을 끌어올려야 한다. 백혈구는 과립구·림프구·단핵구로 구성되는데, 이들 중 림프구의 기능이 면역조절 기능을 좌우한다. 건강한 사람의 몸속에서는 매일 암세포가 5000여 개씩 만들어지지만 잠을 자는 동안 림프구가 온몸을 구석구석 다니며 암세포의 싹을 처리한다. 그래서 암세포가 암으로 진행하지는 않는다. 이런 림프구의 역할이 바로 면역력이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건 자율신경의 균형이다. 즉,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필요에 따라 상호 교대로 작용해야만 림프구가 여유롭게 암세포를 제거하며 암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

"마스크 써서 면역력 떨어졌어" 사실일까?…독감·폐렴 퍼진 진짜 이유
림프구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체온이 중요하다. 조성훈 병원장은 "실제로 저체온인 사람에게서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진 경우가 많다"며 "특히 교감신경계가 항진돼 백혈구(과립구·림프구·단핵구로 구성)의 60%를 차지하는 과립구가 필요 이상으로 증가하며, 덩달아 과립구가 사멸할 때 생기는 활성산소가 많아져 혈액이 산화해 끈적끈적해지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이는 특히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구의 양을 줄게 해 면역 기능이 약해진다.

면역조절 기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체온을 36~37도로 유지하고, 심호흡하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면서 활성산소의 증가를 낮춰 면역조절 기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체온은 림프구와 밀접하다. 림프구가 백혈구 속 30~45%를 차지할 때 체온이 36~37도(℃) 유지할 수 있다. 조 병원장은 "체온이 이보다 낮으면 교감신경이 우위를, 이보다 높으면 부교감신경이 우위를 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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