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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환자 80% 12세이하…'아동병원' 통계 포함 놓고 신경전

머니투데이
  •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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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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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아동병원협회가 제공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어린이 환자의 X선 사진(위쪽). 폐의 큰 구역인 대엽을 침범한 대엽성 폐렴 소견을 보인다. 최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가 급증한 가운데, 환자 발생 통계 방식을 두고 질병관리청과 대한아동병원협회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대한아동병원협회가 제공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어린이 환자의 X선 사진(위쪽). 폐의 큰 구역인 대엽을 침범한 대엽성 폐렴 소견을 보인다. 최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가 급증한 가운데, 환자 발생 통계 방식을 두고 질병관리청과 대한아동병원협회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심하면 뇌염·뇌수막염을 불러오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중국에 이어 한국 어린이 사이에서도 급증한 가운데,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과 대한아동병원협회 간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특성상 호발 연령대가 어린이이고 어린이 환자를 가장 많이 진료하는 곳이 아동병원인데, 정부가 국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발병현황을 관리하기 위해 모집한 표본감시기관에 아동병원이 없어서다.

6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질병청은 전국에서 '급성 호흡기 감염병' 환자가 얼마나 많이 발생하는지를 현황을 관리하기 위해 병원 218곳을 표본감시기관으로 선정했는데, 질병청은 이들 기관에서 주 단위로 감염자 현황 데이터를 취합해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 소식지'를 매주 발표한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2023년 47주차(11월 19~25일)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등 바이러스별 감염 환자 비율을 포함해 노로바이러스 등 장관감염증, 수족구병 및 엔테로바이러스감염증 등 급성 호흡기 감염병의 종류별 발생 현황이 공개됐다.

그런데 이런 데이터를 공급하는 표본감시기관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걸린 어린이가 가장 많이 진료 보는 아동병원이 없다. 표본감시기관이 되려면 병원 내 병상 수가 200개 이상이어야 해서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질병청의 마이코플라스마 표본 감시 의료기관이 '2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인데, 이들 병원 대부분은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발생할 정도로 소아 의료인력이 부족한 곳"이라며 "표본 감시 의료기관으로 아동병원이 포함돼야 마이코플라스마의 정확한 발생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전국 100여 아동병원 가운데 병상이 200개 이상인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다는 것. 평균 35개, 많아야 70개뿐이다. 따라서 아동병원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통계를 위한 데이터를 정부에 제공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양진선 질병청 감염병관리과장은 "표본감시기관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뿐 아니라 인플루엔자·아데노 등 급성 호흡기 감염증 13종을 통틀어 전국적으로 대표하는 감시 체계이고 특정 연령대만이 아닌, 전 연령대가 대상이므로 아동병원을 넣어 감시 대상을 소아에만 한정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오히려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조사해야 하는데, 아동병원이 들어오면 통계 수치에 오류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양 과장은 "급성 호흡기 감염병의 입원환자를 감시하는 2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 218곳 가운데 소아청소년과가 없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218곳 중 무려 200개 병원에 소아청소년과가 있다"고 반박했다. 200개 병원에서 소아청소년을 진료하고, 입원환자도 받고 있으므로 아동병원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은 "현재 대학병원 교수 중 입원해야 하는 소아 환자를 제한 없이 받아주는 곳이 있느냐"며 "소아 환자를 돌볼 전공의가 급감한 상황에서 대학병원이 소아 환자의 입원을 받아주지 않고 아동병원으로 돌려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2019년만 해도 전국 대학병원의 소아청소년과 교수·전공의·펠로우 인력이 꽉 찼지만, 올해엔 그때의 75%가 없어졌다"며 "소아과가 전공의를 4년제에서 3년제로 바꾸면서 3년제 전공의, 4년제 전공의가 올해 모두 다 졸업해 빠져나간다. 전공의가 없어 소아 입원환자, 소아 중환자를 보는 의료 인력의 95%가 없어졌다"고 꼬집었다.

최 회장은 이어 "200개 이상 병상을 갖춘 대학병원이라 해도 막상 들여다보면 실제로 소아를 위해 운영하는 병상은 15~20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다른 환자를 받는 곳도 있다"며 "표본감시기관이 보내는 데이터에 오히려 허수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했다.

한편 질병청은 본지 취재가 시작되자 "올 연말에 표본감시기관 대상을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천받는데, 아동병원이 추천되면 아동병원을 포함할지 충분히 검토할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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