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식약처 고시도 고쳐야" 주장도…슈링크 대책, 뭐가 담길까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슈링크플레이션 대응 관련 부처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3.11.22.

정부가 검토 중인 '온라인 쇼핑몰 단위 가격 표시 의무화'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대책'의 일부일 뿐이다. 정부는 슈링크플레이션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판단 하에 다양한 대안을 고민 중이다. 일각에선 산업통상자원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부처 고시를 일괄 개정해 '단위 가격 변화'를 소비자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슈링크플레이션 실태 조사에 나선 것은 지난 달이다.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식품 업계에서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이 불거지자 다급히 대응에 나섰다. 당초 정부는 이달초 종합 대책을 발표를 목표로 초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보강 지시로 대책 발표가 미뤄졌다.


정부 대책은 결국 소비자가 단위 가격 변화를 명확히 인식한 후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정보 공개 확대'에 맞춰질 전망이다. 슈링크플레이션 문제의 본질이 소비자가 단위 가격 변화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정보 비대칭'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세부 대책의 실효성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정부 대책에 대해선 성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공정거래위원회는 '참가격' 사이트에서 주요 품목의 가격 및 중량 변동 정보를 공개할 계획이다. 또 소비자원을 중심으로 사업자와 자율 협약을 맺어 단위 가격 등 변경 시 사업자가 스스로 정보를 제공하도록 유도한다. 다만 자율 협약은 구속력이 없어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기 힘들 수 있다. 소비자의 번거로움을 고려할 때 '참가격' 사이트 정보 공개 확대도 뾰족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단 지적이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열린 슈링크플레이션 대응 관련 부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1.22.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을 검토 중인 '온라인 쇼핑몰 단위 가격 표시 의무화'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반면 해당 조치가 그동안 정부가 놓쳤던 '규제 공백'을 메우는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연히 해야할 고시 개정일 뿐 '뒷북'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슈링크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려면 산업부·식약처 등 관계 부처 고시를 개정해 사업자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위가격 표시 사항을 규정한 '가격표시제 실시요령'(산업부 고시)을 개정해 중·대형 점포가 '단위 가격 변화 여부'를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다만 산업부는 고시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과도한 업무 부담 등을 우려해 이런 방안에 부정적인 상황이다.

'식품 등의 표시기준'(식약처 고시)을 개정해 아예 식품 용기·포장에 단위 가격 변화를 표시하도록 하는 대안도 거론된다. 다만 이 경우 각 식품업체가 포장·용기를 새롭게 바꿔야 하는 등 부담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

정부 관계자는 "관계 부처가 세부 대안을 계속 검토 중이며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며 "다만 최종 대책이 나오기까지 그렇게 시간이 많이 늦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