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니 무역거래 시 달러없이 원·루피아로 직거래 가능해진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과 인도네시아중앙은행이 2024년 중 양국간 무역거래 시 원화·루피아화 직거래 체제(LCT)를 도입키로 했다. 두 나라 간 경상 및 직접투자 거래 시 민간 은행이 달러를 통하지 않고 원화와 루피아화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직거래 결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한국은행과 인도네시아중앙은행은 10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고위급 양자회의를 계기로 양국 간 거래에서 로컬통화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추가 이정표를 발표했다.


앞서 두 중앙은행은 지난 5월 '원화·루피아화 직거래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그 첫 단계로 LCT 체제 운영지침을 마련하고 2024년 중 도입에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LCT 체제가 도입되면 지금까지 주로 미국 달러화로 거래되던 무역대금 결제가 원화나 루피아화로 이뤄질 수 있게 된다.

예컨대 한국 수출업자와 인도네시아 수입업자가 수출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원화로 수입대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할 수 있다. 이후 수입업자는 인도네시아 민간은행에 루피아화를 원화로 환전해 한국으로 송금해달라거나 원화 대출을 받아 송금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그러면 인도네시아 민간은행은 한국 민간은행을 통해 수출업자에 무역대금을 원화로 지급하게 된다.


한은과 인도네시아중앙은행은 LCT 체제 도입으로 두 나라 수출입기업들의 환위험 노출이 줄고 거래비용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궁극적으로 두 나라 간 무역 촉진과 로컬통화 금융시장 발달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인도네시아는 광대한 영토와 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배터리, 전기차 등 첨단분야에서 중요한 글로벌 공급망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LCT체제 도입은 양국 간 교역 촉진을 통한 경제 발전과 더불어 로컬통화의 사용 확대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페리 와르지요(Perry Warjiyo) 인도네시아중앙은행 총재도 "양국간 무역 결제에서 로컬통화의 광범위한 사용을 장려함으로써 거래 효율성을 개선하고 거시경제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이니셔티브가 한·인도네시아 양국 간 금융협력 강화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