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 남부 공습 강화…"인터넷 끊겼는데 대피령을…"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최대 도시 칸유니스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불타는 건물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AFPBBNews=뉴스1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방위군(IDF)이 가자지구 남부 최대 도시 칸유니스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는 등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전역에서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간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칸 유니스와 그 주변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등 가자지구 남부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98사단이 공군의 지원을 받아 칸 유니스에서 하마스와 전투를 계속했고, 골라니 보병 여단 제12대 병력이 공습하는 과정에서 모스크(이스라엘 사원) 인근에서 폭발물이 터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른 부대들도 가자지구 남부 곳곳에서 하마스의 작전 지휘시설과 지하터널 등에 대한 공격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적십자 단체인 적신월사(PRCS)에 따르면 칸 유니스의 알 아발 병원과 PRCS 건물에서 두 차례의 대형 폭발이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 공습 강화에 앞서 칸 유니스 주민들에게 추가 대피령도 내렸다. CNN에 따르면 IDF의 아랍 언론 대변인인 아비차이 아드라이는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칸 유니스 내 5개 블록을 강조한 지도를 올리고 알 카티바, 알 마하타, 칸 유니스 주 정부 내 도심지역의 주민들에게 대피를 촉구했다. 아드라이 대변인은 "지금 있는 곳을 긴급히 떠나 칸 유니스 서쪽 대피소로 대피할 것을 요청한다"고 적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이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주민들에게 대피를 촉구하며 공개한 대피소 위치 안내 지도 /사진=IDF의 아랍 언론 대변인인 아비차이 아드라이 엑스(옛 트위터) 계정

이에 대해 CNN은 "이스라엘군은 칸 유니스의 주민들에게 (각종 생활) 시설이 거의 없는 알 무와시 지역과 IDF 지도에 표시된 특정 지역으로 대피하라고 지시했다"고 짚었다. 또 가자지구의 많은 지역에서 통신망과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하다"며 칸 유니스 주민 대부분이 IDF의 대피령을 접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아드라이 대변인이 언급한 대피소의 위치도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칸 유니스 주민들의 대피지역으로 언급된 알 무와시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 수많은 난민을 수용할 인프라가 없다.


가자지구 북부에서도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가자지구 북부 자이툰 지역의 건물을 점령했다는 정보를 입수해 공격을 시작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하마스의 군사 조직 알 카삼 여단도 북부의 자발리아 난민촌 서쪽에서 이스라엘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고, 자이툰에서도 교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전역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강화되면서 민간인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 사망자 수는 9일까지 1만7700명을 넘어섰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가자지구의 식량 부족 문제를 언급했다. 칸 스카우 WFP 부국장은 10일 BBC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에 필요한 식량 공급량의 일부만 반입되고 있다며 현지 인구의 절반이 굶주리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