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노동정책 뛰어든 '2030'…"취업·지역고용 넘어 노동개혁까지"

고용노동부 2030 자문단이 16일 가천대학교를 찾아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알리고 있다. 2023.05.16./사진제공=고용노동부

정책의 목표이자 사회를 지탱하는 주요 축인 '청년'이 직접 정책 설계에 참여했다. 현장을 찾아 또래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시각을 반영했다. 더디지만 묵묵하게 '청년'의 시간을 만들어갔다.

고용노동부 '2030 자문단'은 지난해 12월 구성된 이후 올해 2월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임소형 청년보좌역을 단장으로 취업준비생, 공인노무사, 스타트업 CEO 등 19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 △지역고용 전달체계 △노동개혁 △중대재해감축 로드맵 등 4개 정책 과제를 설정하고 분과별로 활동했다. '현재'의 문제인 취업과 내 일터의 안전을 신경쓰며 '미래'의 노동시장을 위한 변화까지 제언하는 등 깊고 넓은 '청년'의 목소리를 정부 정책에 반영했다.

아직 사회에 진출하지 않은 재학생에 맞는 취업 교육과 지원 필요성에 공감한 자문단은 권역별 현장 모니터링과 간담회를 진행, 참여 수당 지급이 가능한 취업지원 프로그램 확대 필요성을 정부에 제안했다.

고용부는 이에 따라 △내일배움카드 △국민취업지원제도 등 중복 수급이 금지되는 사업목록을 제시하고 그 외 사업의 연계 참여는 허용하는 방식으로 관련 사업 지침을 개정했다.

대학 재학생 외에도 직업계고, 일반고 비진학생을 위한 고용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자문단의 조언에 따라 고용부는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를 활용해 '고교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신설하고 컨설턴트가 고등학교까지 찾아가는 서비스를 내년부터 제공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일자리 창출에 신경을 쓰나 정착 지역 청년들이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자문단은 지역 NEET(교육·고용·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청년) 청년을 직접 섭외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정부가 내년부터 구직 단념 청년에 대한 지원책으로 '청년성장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잠재 니트 청년을 발굴하고 심리상담을 진행하며 중소기업 CEO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청년친화 조직문화에 대한 교육을 펼치게 된 이유다.

자문단은 '내 일터'가 될 수 있는 다양한 산업현장의 근로자 안전을 위해서 현장을 찾았다.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중대재해감축 로드맵'과 '위험성 평가 안착'을 위해 청년의 목소리가 반영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산업안전 노하우와 현장 합동 모니터링 등을 실시하는 'Safety Contact' 제도 도입과 도입 기업에 대한 사업평가 가점 부여는 자문단의 활동에서 시작됐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상생임금, 정년연장 등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의 중심에 '청년'이 있는 만큼 자문단의 역할도 컸다. '일한 만큼 돈을 받게 해달라'는 목소리를 전달해 정부의 포괄임금과 공정채용 정책 설계에 반영됐다. 무엇보다 '직장 내 괴롭힘'이 증가하는 현실에서 청년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사안을 노동위원회가 조정하고 중재하는 방안을 고용부가 검토 중이다.

임소형 단장은 "1년 동안 고용·노동·산업안전 등 고용부 정책 전반에 청년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자문단과 전국을 돌았다"며 "부족하지만 이같은 노력으로 청년들이 정책의 주인공이란 인식이 생기고 정책 반영을 통해 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