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천 덮은 '아이 마네킹' 들고 우르르…뭇매 맞는 자라, 무슨 일?[영상]

사진=엑스(옛 트위터)

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가 가자지구 참상을 연상시키는 광고를 게재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온라인에서 불매운동이 이는가 하면 시위대들이 자라 매장으로 몰려들었다. 자라는 결국 광고를 중단했다.

문제가 된 건 자라의 새 광고 캠페인 '아틀리에' 사진이었다. 여기엔 파리한 낯빛의 모델이 한쪽 어깨에 흰색 천으로 감싼 마네킹을 짊어지고 있는 모습, 파괴의 흔적이 역력한 세트 위에서 모델의 발밑에 비닐로 싸인 마네킹이 누워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이 캠페인은 즉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격렬한 반발을 일으켰다.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후 이스라엘의 무차별 보복에 시달리는 가자지구의 참상을 조롱하는 것이라는 비난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누리꾼들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자라 광고 사진과 흰색 수의에 싸인 아이의 시신을 끌어안고 우는 팔레스타인 엄마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함께 게시하면서 자라 불매를 요구하고 나섰다. 엑스에선 '보이콧 자라' 해시태그가 빠르게 번졌다.

또 레바논을 비롯해 각국에선 자라 매장 앞으로 시위대가 몰려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면서 분노를 표했고 일부는 흰색 천으로 돌돌 만 아이 마네킹을 가지고 매장에 들어가는 시위도 벌였다.


자라는 논란이 커지자 해당 광고 캠페인을 중단했다. 이어 이 광고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시작되기 훨씬 전인 7월에 구상돼 9월에 촬영된 것이라면서, "작업실에서 미완성된 조각품의 이미지를 제시하고 예술적 맥락에서 수공예 의류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자라는 "안타깝게도 일부 고객이 현재는 삭제된 이 이미지를 보고 불쾌감을 느꼈고 애초 의도와 다르게 해석됐다"면서 "이 같은 오해를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우리는 모든 사람에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이를 두고 "글로벌 브랜드들이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싼 예민함을 헤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을 보여준 사례"라고 짚었다.

하마스가 지난 10월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1200명 넘는 주민들을 살해하고 240명 넘는 인질을 납치하면서 시작된 이번 전쟁은 초기엔 주로 하마스의 잔혹성이 비난의 대상이 됐으나 이후 이스라엘의 무차별 반격으로 가자지구 민간인 희생자가 급증하면서 이스라엘을 향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보복으로 가자지구에서 약 1만8400명 이상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논란이 된 자라 광고 캠페인/사진=엑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