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억 강남 건물' 수상한 증여…네 아들 아닌 양녀에, 왜?

/사진=MBC 교양 '실화탐사대'

92세 노부가 4명의 아들이 아닌 약 5년 전에 입양한 양녀에게 450억원대 건물을 증여, 자식들이 갈등을 빚는 사건이 소개됐다.

지난 14일 MBC 교양 '실화탐사대'에서는 '수백억 자산가와 양녀' 편이 방영됐다. 방송에는 '건물 매매 안 함, 가처분 소송 중'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린 서울 강남의 빌딩 모습이 나왔다.


이 빌딩 소유주의 아들 A씨는 인터뷰에서 "약 450억원의 가치를 지닌 건물이 지난 10월 피 한 방울 안 섞인 사람에게 넘어갔다"고 밝혔다.

A씨는 "92세 아버지가 약 5년 전 입양한 50대 양녀 B씨가 건물을 증여받았다"며 "B씨가 아버지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수상했다. 당시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외로워하던 아버지에게 접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MBC 교양 '실화탐사대'

A씨 등 아들들은 양녀로부터 충격적인 언행을 들었다고도 했다. 이들은 "B씨가 '영감탱이 내가 돈 안 준다고 짝짝 몇 번 때리니까 통장을 2개나 줬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심지어 부녀 사이 선을 넘는 행동을 한 정황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첫째 아들은 "제가 30년간 아버지를 모셨는데 양녀가 데리고 간 뒤 우리와의 연락을 아예 막았다"며 "집 주소도 알려주지 않아 경찰에 실종 신고해 찾아가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네 아들은 아버지가 계신 곳을 찾아간 다음 날, 아버지 소유의 경기 성남 분당구의 아파트가 양녀 B씨에게 증여됐다고 했다. 이어 그다음 날에 곧바로 강남의 건물 2채 명의가 B씨에게로 넘어갔다.

/사진=MBC 교양 '실화탐사대'

양녀 B씨는 "아버지에게 금전 요구를 한 적이 없다"며 억울한 오해를 받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B씨는 "저는 한 번도 아버지께 재산을 달라고 한 적이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며 "만약 그랬다면 (아버지가) 저와 계시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모시면서 대한민국을 다 돌아다녔다"며 "저만 좋은 차 타는 게 미안해서 아버지 생신 때 3억원 상당의 고가 외제차를 선물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녀 입양도 아버지가 원해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B씨는 "아버지가 '네가 내 딸이 돼야 나중에 날 간호하고 보살필 자격이 있대'라고 말했다"며 "아버지와 부적절한 관계도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과 관련해 정인국 변호사는 "증여 효력이 부인될 가능성이 다분해 보인다"며 "아버지가 중증 치매였던 걸로 보이는데, 이 정도면 자기 의사 결정권이 없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증여 당시 사리 분별 능력이 있었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