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TBS 예산은 '0원'..33년 TBS 존폐 내주 최종 결정

김현기 서울시의장이 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서울시의회 제321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에서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 관련 안건이 통과됐음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시 산하 미디어재단 TBS(교통방송)의 내년도 출연금이 '0원'으로 일단 확정되며 33년만에 존폐 위기를 맞게 됐다. 서울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은 이날 시의 TBS 지원 근거가 되는 조례 폐지안 시행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시의 의견을 청취했다.

서울시의회는 15일 제321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를 열고 47조7405억원 규모인 '2024년도 서울시 및 서울시교육비 특별회계 예산안을' 수정 의결했다고 밝혔다. 통과된 예산안은 올해보다 1조4000억원 줄어들었지만, 시가 제출한 47조7230억원보다 약 175억원 증가한 규모다.

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서울시의회 제321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 시작에 앞서 11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사진=뉴스1

TBS 출연금 '0원' 확정…국민의힘, 서울시 의견 청취논란이 됐던 TBS 출연금은 결국 '0원'으로 확정됐다. 내년 1월1일부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폐지됨에 따라 시는 TBS 지원을 위한 출연금을 미편성해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했고, 시의회는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날 본회의서 원안 통과됐다.


내년도 시의 지원금이 미편성되며 TBS는 33년만에 폐국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현재 TBS는 연간 예산 약 400억원 중 70% 이상을 시 출연금에 의존하고 있는데, 지원이 끊기게 되면 인건비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시는 지난달 6일 "TBS의 혁신·독립경영을 위해 한시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조례 시행을 연기해달라고 시의회에 긴급 요청했다. TBS 측도 입장문을 통해 "효율적인 조직 재구성과 민영화 준비를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한시적 시행 연기를 시의회에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날 본회의에 앞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도 시 관계자들이 직접 방문해 다시 한번 조례 시행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오늘 시로부터 의견 청취를 했고, 내주 상임위에서 관련해 논의하거나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TBS의 모습 /사진=뉴스1

수정 조례안 통과될 경우 예비비 통해 우선 지원할 듯 최종 결정은 오는 19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심의 후 22일 본회의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출연금은 예비비를 통해 지급하고 이후 추가경정예산으로 지원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 처리는 끝났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의힘에서 안건을 발의하더라도 김현기 시의회 의장이 긴급 안건으로 결정하고 처리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그간 김 의장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만큼 실제 수정된 조례안이 상정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날 오전에도 김 의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유예기간을 1년 줬는데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다가 시기가 도래하니까 연장해 달라고 한다"며 "방학 기간 동안 펑펑 놀다가 개학할 때쯤 연장해 달라고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정중)는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 등 11명이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낸 TBS 지원 폐지 조례 무효확인 소송을 각하했다. 각하란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해 사건의 일체를 심리하지 않고 배척하는 판결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