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제조기술 유출한 前임원 실형 확정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 2015.8.20/뉴스1

근무하던 회사의 화장품 제조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현 인터코스코리아) 전 임원에 대한 실형이 확정됐다. 법인도 양벌규정으로 함께 기소됐지만 영업기밀을 실제 사용한 점은 증명되지 않아 "미수범은 양벌규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 취지의 판단이 내려졌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업무상배임, 부정경쟁방지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인터코스코리아 전 임원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국내 화장품 연구개발 전문업체 B사에 근무하던 중 2017년 7월~2020년 8월 선크림, 마스크, 립스틱 등 제조기술을 유출하고 인터코스코리아로 이직해 제품 개발에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가 개인적 이익을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고 피해 회사와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2심의 판단도 1심과 다르지 않았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형을 확정했다. 다만 함께 기소된 인터코스코리아 법인에 대해서는 양벌규정에 따라 다시 판단하라며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인터코스코리아 법인은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2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하급심은 A씨가 빼돌린 제조기술을 인터코스코리아 화장품 개발에 실제 사용했는지 여부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부정사용 혐의에 대해 미수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구 부정경쟁방지법 19조가 규정한 양벌규정은 사용인이 영업비밀 취득·부정사용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한 경우에 적용될 뿐이어서 영업비밀 부정사용 미수범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B사의 영업비밀을 부정사용하려다 미수에 그친 공소사실에 부정경쟁방지법 양벌규정을 적용해 인터코스코리아를 처벌할 수는 없다"며 "그런데도 원심이 유죄로 판단한 잘못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