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으로 편입되는 가상자산… "기업 내부통제 강화해야"

5일 서울 강남구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열린 '2024 가상자산 세미나'에서 김준우 크로스앵글 대표가 올해 가상자산 시장 전망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정KPMG

올해부터 가상자산이 본격적으로 제도권 안으로 편입되면서 공시와 회계 처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과거 가상자산 시장 침체를 불러온 사건·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관련 기업이 내부통제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KPMG삼정회계법인 가상자산 사업지원팀의 최연택 상무는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열린 '2024 가상자산 세미나'에서 "지난해 12월20일 '가상자산 회계처리 감독지침'이 최종 공표됐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KPMG삼정회계법인과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쟁글 운영사인 (주)크로스앵글이 공동 주최했다.


최 상무는 "가상자산 관련 정보 공개가 기존에는 거래소 위주였다면 개정된 법령 및 감독 지침에 따라 가상자산 발행자, 투자자, 사업자도 높은 수준의 공시를 하게 됐다"며 "기존의 전통적인 재무제표 이용자가 주주, 채권자 등이었다면 이제는 600만개의 계정을 가진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이용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가상자산 정보 공시가 정말 어렵다"며 "전사적 차원에서 다양한 사업 부문이 관여하기 때문에 사후적으로 데이터를 받거나 관리하면서 관리 체계 미비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 회사가 데이터 산출 때부터 가상자산 거래를 모두 추적해 적절한 내부통제 기능에 의해 데이터가 산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상무는 가상자산 관련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크립토 윈터를 넘어 가상자산 활성화 조짐이 보이는 현재에도 관련 사건·사고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며 "각국과 기업에서 다양한 방식을 이용해 이용자 보호 조치를 강화하면서 극복해 나가고 있는 상황인 만큼 내부통제 정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열린 '2024 가상자산 세미나'에서 김준우 크로스앵글 대표가 올해 가상자산 시장 전망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정KPMG

이현우 크로스앵글 대표는 '웹3'(Web3)의 제도권 편입과 가상자산 공시의 중요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대표는 "가상자산 시장은 비트코인 반감기를 주기로 상승장과 하락장을 반복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라며 "역사적으로 보면 작년 여름부터 새로운 상승기가 시작되는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라고 했다.

이어 "이번 사이클은 가상자산이 본격적으로 제도권이 편입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한국에선 토큰증권(STO)의 제도권 편입이 굉장히 빠른 상황이고 미국 채권이나 금을 기반으로 실물연계자산(RWA)도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도 길게 보면 이번 사이클 안에 승인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또 "게임, 소비재, 금융, 제조업, 유통 등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웹3 사업에 진출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원활한 웹3 사업을 위해 가상자산 회계처리 어려움, 토큰 유통량 관리 미흡, 프로젝트 공시 미이행이라는 발생 가능한 3가지 내부통제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배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는 '가상자산 규제 동향'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가상자산 규제의 목적은 △이용자·투자자 보호, △시장·금융 안정성, △법적·규제 명확성, △혁신의 존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정책이 반드시 낮은 규제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이 국가별로 규제의 특성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국내에서 '규제 명확성'과 '혁신성 존중' 측면의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그림자 규제로 불리는 명목 규제와 실질 규제의 간격이 큰 부분이 많이 있다. 산업의 발전이나 개인과 기업의 투자 수요를 합리적으로 존중해 그림자 규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있었으면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