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특별법, 합의 불발…野홍익표 "정부 방해시도 유감"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1.09.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국회 본회의 개최를 앞두고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이태원 특별법(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및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특별법안)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 중재안을 가지고 많은 노력을 했으나 이태원 특별법을 두고 끝내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가 불발된 데 대해 "제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여당이 끊임없이 과거 세월호 참사 때처럼 특별조사위원회를 무력화하기 위한 수정 제안을 반복하면서 협상이 결렬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실의 끊임없는 방해 시도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의원들을 향해 "오늘 본회의에서 국회의장 중재안을 일부 수용한 수정안을 상정할 것"이라며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대표 발의로 된 (이태원 특별법) 수정안에 대해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해달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가 거론한 수정안에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내놨던 중재안에 담겼던 주요 내용들은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 중재안은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되, 국회의 특검(특별검사) 임명 요청권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법 시행 시기를 오는 4월 총선 이후로 미뤘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수정안에 대해 "활동 기관과 위원회 구성에 있어서 문제 됐던 부분들을 수정했다"고 했다. '의장이 중재한 내용은 모두 수정안에 포함이 되느냐'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민주당 안에 특검 임명 요청권이 제외되느냐'는 물음에는 "저희 안에는 포함돼 있다"고 했고, 이외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해보겠다"고만 답했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9일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쌍특검법(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특혜 의혹 등에 대한 특별검사법안) 재투표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의원총회에서 "국회가 본인 가족을 위한 (대통령의) 방탄 거부권을 거수기처럼 수용할 이유가 없다는 게 첫 이유"라며 "두 번째는 대통령이 국민의 (거부권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다는 점을 잘 헤아려서 거부권을 철회할 시간을 드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거부권 행사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법적 검토도 진행 중"이라며 "이런 상황을 모두 감안해서 적절한 시점에 재의결 절차를 밟겠다. 날짜는 기약하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