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지옥에 홀로 남은 아빠…일본 대지진에 일가족 10명 잃어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지진이 발생한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사진=일본 FNN뉴스 갈무리

새해 첫날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를 강타한 지진으로 최소 200명이 숨진 가운데, 가족 10명을 한꺼번에 잃은 한 아버지의 애통한 사연이 전해졌다.

10일 일본 FNN(후지뉴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최대 진도 6강이 관측된 아나미즈정 사망자는 지난 9일 오후 3시 기준 총 20명이다. 이 중 10명은 한 가족 식구로 알려졌다.

이 가족의 유일한 생존자는 가장 데라모토 나오유키(52)다. 아내와 딸, 세 아들, 장인·장모, 매제 가족 3명을 모두 잃었다.

나오유키는 아내, 자식들과 함께 지난 1일에 매년 그랬듯 장인 집에서 새해를 맞이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특히 올해는 이제 막 요리사로 취업한 차남이 만든 새해맞이 음식을 다 같이 먹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이 생겼고 하루 늦게 홀로 출발하기로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하루 차이로 생사의 경계가 갈릴 줄은 몰랐던 가족은 메신저 앱으로 정답게 새해 인사를 주고받았다. 그로부터 18시간 뒤, 규모 7.6의 지진이 아나미즈정을 덮쳤다.

데라모토는 가족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괜찮은 거야? 연락 주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읽음 표시가 뜨는 일은 없었다. 처음에는 모두 무사히 대피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가족들 답장은 없었다.

그는 일주일이 넘도록 무너진 집 근처를 서성이며 수색 작업을 지켜봤다. 지난 6일 아내와 장인·장모, 차남이 구출됐지만 모두 사망한 상태였다.

데라모토는 "나도 같이 죽었으면 좋았을걸. 그럼 함께 있을 수 있을 텐데"라며 흐느끼면서도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 내 목숨을 헛되이 하지 않고 목숨이 다하는 살아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