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만기 도래 회사채, 46.5조…사상 최대"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2024.01.11.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사상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우호적 시장 여건 등을 고려하면 시장에서 원활히 소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8일 공개한 '금융·경제 이슈'에서 올해 중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46조5000억원(기업 수 221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종전 사상 최대치는 2023년 41조6000억원이었다. 올해 만기 도래 회사채 규모는 2013~2023년 장기 평균(35조2000억원)과 비교해 10조원 이상 많은 수준이다.

한은은 "2019~2021년 저금리를 배경으로 대규모 발행됐던 회사채의 만기가 올해 집중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용등급별로 살펴보면 비우량등급 만기 도래 규모(15조8000억원, 만기 도래 대비 34%)가 상당히 큰 편이란 평가다. 업종별로는 건설, 석유화학, 부동산·임대업 등 취약 업종의 만기도래 규모가 9조3000억원으로 지난해(7조2000억원)보다 많다. 시기별로는 상반기(28조6000억원)에 만기 도래가 집중됐다.


다만 한은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우호적 시장 여건과 양호한 투자 수요 등을 감안할 때 전반적으로는 시장에서 원활히 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올해 중 회사채 투자 수요는 국내외 통화 정책 기조 전환 기대, 높은 신용 스프레드 수준, 장단기 금리 역전에 따른 역캐리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대체로 양호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일부 기업의 경우 투자 수요가 제약되며 미매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주관사 인수 등을 통해 어느 정도의 차환 발행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올해 만기 도래 회사채를 기업이 차환 발행하거나 대체 조달 수단을 통해 상환할 경우 발행 당시에 비해 높아진 시장금리로 인해 차입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잔액 기준으로 봐도 올해 기존 저금리 회사채의 대규모 만기도래(대체 효과)로 기업의 누적된 차입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란 평가다.

한은은 "올해 저신용·취약 업종은 더딘 업황 회복세,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경계감 등으로 시장 신용리스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 있어 회사채 차환 및 상환 과정에서 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채 차환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는 비우량·취약 업종의 자금조달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면서 이들의 재무건전성 악화 및 이로 인한 신용 경계감 확산 가능성을 더욱 면밀히 점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