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의 '테라폼랩스', 미국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권도형

가상자산(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미국 검찰과 금융당국에 기소된 권도형씨가 만든 회사 테라폼랩스(Terraform Labs)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및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테라폼랩스는 전날 미국 델라웨어주 파산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서를 제출했다.

챕터 11은 파산법원 감독 아래 구조조정을 진행한 뒤 법정관리 하는 것과 유사한 제도다. 법원에서 기업 정상화가 청산보다 이익이 있다고 판단하면 기업 회생절차를, 회생이 불가하다고 보면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법원 제출 문서에 싱가포르 법인 테라폼랩스의 지분율 92%는 권 씨가, 8%는 신현성(미국명 대니얼 신, Daniel Shin)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 겸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 몫이다. 권 씨는 2018년 테라폼랩스를 설립한 뒤 줄곧 최고경영자(CEO)를 맡아왔지만,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도피행각을 펼치던 작년 3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퇴한다고 밝힌 바 있다.

테라폼랩스의 자산과 부채 모두 1억달러(1338억원)에서 최대 5억 달러(6680억원) 사이로 표기해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테라폼랩스는 챕터 11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추가 자금 조달 없이 직원과 공급업체에 대한 모든 금융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파산보호) 신청으로 싱가포르에 계류 중인 대표 소송과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관련된 미국 소송 등의 법적 절차를 진행하면서 사업계획도 실행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한편 SEC는 권 씨와 테라폼랩스의 사기 행각으로 최소 400억달러(약 53조8000억원)의 시장가치 손실이 발생했다며 기소한 상태다. 권 씨는 현재 몬테네그로에 구금 중인데, 외신에 따르면 오는 3월 중순쯤 미국으로 인도돼 SEC 관련 재판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