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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생활 힘들지만, 돌아가도 폭력"…14살 정우가 집 나온 이유

머니투데이
  • 김지현 기자
  • 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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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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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돌아갈 곳 없는 청소년들①

[편집자주] 일명 '가출 청소년'이라고 불리는 '가정 밖 청소년' 문제는 오랜 시간 우리 사회와 함께했다. 하지만 여전히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고, 사각지대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들을 보호하는 청소년쉼터에선 인력과 예산 부족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이런 탓에 전문성은 떨어지고 시설은 낙후된 사례가 적지 않다. 누구보다 따뜻한 집을 원하지만, 돌아갈 집도 대안이 될만한 집도 없다는 '가정 밖 청소년'들의 사정을 들어보고, 그들에게 필요한게 무엇인지 들여다봤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낯선 시설에서 적응하고 생활하는게 힘들었지만, 돌아갈 곳도 없었어요."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박정우군(19·가명)은 2019년 초등학교를 갓 졸업했던 그때가 눈앞에 생생하다. 가족들의 학대를 더는 견딜 수 없던 정우군은 14살 때 집을 나왔다. 그러면서 "엄마, 누나들과 살다 경제적인 문제로 엄마가 저희를 돌보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며 "그때 누나들이 저를 지속해서 괴롭혔고, 저를 버리고 사라진 적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당장 집에서 나와 뭘 해야 할지 몰랐던 그가 할 수 있는 건 112에 전화를 거는 것뿐이었다.

경찰의 도움으로 지역의 보육원에서 지내게 됐지만, 적응이 쉽진 않았다. 그래도 집보단 나았다. 하지만 보육원 임시 보호 기간이 종료되며 정우군은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악몽'은 반복됐다. 엄마, 누나들과 매일 다퉜고 폭력이 이어졌다. 다시 집을 나온 정우군은 그렇게 가출 청소년이라 불리는 '가정 밖 청소년'이 됐다.

집에서 나와 가장 힘들었던 건 생필품 부족이었다. 어린 나이에 나오다보니 옷이나 비상금 등 없는게 많았다. 보육원 시절 후원을 해주던 단체의 소개로 지역의 청소년쉼터에 들어왔지만 개인 물품 등은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특히 부모 동의 없이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없는 나이라 연락처가 없다는게 큰 문제였다. "학교에 연락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려 해도 전화가 없어 안된다"며 정우군은 한숨을 쉬었다.

쉼터마다 입소 기한이 있다 보니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생활환경도 계속 변했다. 현재 여성가족부와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선 일시(24시간~7일)·단기(3개월 이내·2회 연장 최장 9개월까지)·중장기(3년 이내·1회 1년 연장 최장 4년까지)로 나눠 청소년쉼터를 운영 중인데, 유형마다 기한이 있다. 물론 가정폭력, 친족에 의한 성폭력, 아동학대 등의 사유로 입소한 경우 쉼터에서 최대한 배려해 보호 연장을 해주지만, 정우군처럼 이동을 몇 차례 한 청소년들도 있다.

현장에선 쉼터의 존재를 모르고 길거리 생활을 하는 청소년들도 적지 않다. 설령 쉼터를 안다 해도 열악하거나, 낮은 임금 등으로 활동하는 인력이 불안정한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본지 취재에 응한 가정 밖 청소년들은 "폭력과 학대가 없는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쉼터가 집이 되기엔 예산과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오랜 시간 가정 밖 청소년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며 정부의 지원이 늘긴 했지만, 같은 또래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어떤 도움이 더 있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정우군은 "휴대폰 개통과 최소한의 용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부를 하고 싶은 친구들을 위한 쉼터 내 스터디카페 등 세심한 지원도 요청했다.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은 "청소년쉼터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인력이 안정적으로 운영되지 않아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공간도 낙후된 경우가 많다"며 "아이들이 적응하고 지내기 좋게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터넷 환경 속 가정 밖 청소년들이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될텐데, '헬퍼'의 경우 착취하는 이들도 있는 만큼 쉼터를 찾는게 더 낫다는 등의 필요한 정보를 접하도록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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