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공천 배제' 수용한 김성태에 "큰 정치인다운 결정"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가 당의 '공천 배제'(컷오프)를 받아들인다고 한 것에 대해 "큰 정치인답게 필요한 결정을 해주셨다"며 "저희는 함께 가고 반드시 이길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14일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출근길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김 전 원내대표 말씀을 보고 정치란 무엇인가 생각해본다"며 "큰 정치는 무엇인가 되려는 게 아니라 뭔가 이루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에서 오늘 저와 김 전 원내대표의 마음이 같다"고 했다.

김 의원은 같은 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전히 아쉬운 심정 가눌 길이 없지만 이제 우리 당의 '시스템 공천' 결과를 받아들이려 한다. 당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우리 당과 윤석열 정권의 성공을 위해 한길로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이기도 한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 공천 배제(컷오프)된 사유를 보고받았는지 묻는 기자 말을 듣고 "저희가 보수정당 최초로 시스템 공천을 한다고 했는데, 의미가 이것"이라며 "공천관리위원회에 강력히 요구한 것이 룰을 먼저 정하고 그 룰을 첫날 무조건 확정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그렇게 했고, 누가 탈락할지 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룰을 그렇게 정하게 되면 승복하게 될 것"이라며 "배제 목적으로 룰을 정하는 것은 아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 컷오프는 저도 안타깝다. 그분은 '드루킹 특검'을 이뤄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달리 진짜 단식도 했다. 그런데도 안 되는 것에 대해서는 존중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 당의 시스템 공천은 달라지는 정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결과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공정한 사심 없는 공천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공천에서 배제된 일부 인사들이 개혁신당으로 가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기자 말을 듣고 "그런 정도 공공 마인드를 가진 분들이라면 가시라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창당을 앞둔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대해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의 꼼수 협잡에 대응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며 "선거에서 국민의힘 전략을 잡음 없이 이행할 수 있는 도구일 뿐"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공개하라'는 조 전 장관 요구에 대해 "소위 검언유착 사건 이야기인가. 그 본질은 권력과 일부 언론이 유착한 공작 아니었나. 구속까지 됐던 이동재 전 기자도 무죄 확정되지 않았나"라며 "아직도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 한심하다"고 했다.

이어 "전과 4범에 수많은 중범죄로 재판받고, 수사받을 때 휴대전화를 숨겨야 한다고 (하는 당은) 이재명의 민주당이다. 그리고 그 2중대가 되기를 호소하는 조 전 장관과 극렬한 종북 성향 운동권들"이라며 "저는 이번 총선에서 우리가 왜 이겨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다짐한다. 꼭 이기겠다"고 했다.

그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총선 출마 선언한 것에 대해 "우리 당이 아니어서 제가 평가할 문제는 아니지만 여러 번 재판을 받는 분이 출마하는 것이 우스꽝스러운 상황"이라며 "평소 생각하지 못한 일이 자주 발생하는 것 같은데, 이 대표 책임이라고 본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 측근으로 알려진 '백현동 로비스트' 김인섭씨가 최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것에 대해 "성공한 로비였다. 재판부도 판결에서 김씨가 이 대표와 특별한 관계라고 인정했다"며 "정상적인 법조인이라면 이 대표가 김씨보다 더 중한 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대표가 이 사안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는 것을 한 번도 듣지 못했다"며 "오늘도 최고위원회에서 웃으면서 관련된 답은 안 하던데, 답을 안 할 거면 정치는 왜 하는 것인가. (이 대표가) 김씨 재판에 대해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게 도망 다닐 것이면 정치하지 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