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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또 소송' 양육비 받는데 하세월…이젠 국가가 먼저 준다

머니투데이
  • 안채원 기자
  • 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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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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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배드 페어런츠', 이제 국가가 나선다 (上)

[편집자주] 아이는 돈 없이 키울 수 없다. 하지만 갈라선 뒤 양육비를 주지 않는 이른바 '나쁜 부모들'(bad parents, 배드 페어런츠)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에 국가가 양육비를 먼저 대준 뒤 비양육 부모에게서 받아내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선 때 약속을 지키겠단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다.



[단독] 尹대통령, '양육비 국가 선지급' 내달 발표…공약 지킨다


2021년 6월9일 김경선 당시 여성가족부 차관이 한부모가족 양육비 이행지원 개선 방안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이날 양육비 이행 절차 개선이나 소송기간 단축, 한시적 양육비 긴급 지원에 대한 발표 내용도 있었다./사진=뉴스1
[부산=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열한 번째, 부산이 활짝 여는 지방시대'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2.13. *재판매 및 DB 금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59초 쇼츠'를 통해 공약한대로 '양육비 국가 선지급제'가 실현된다. 윤 대통령은 내달 초 열리는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양육비 국가 선지급제 시행 의지를 직접 밝히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14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취재를 종합하면 대통령실은 여성가족부 등 유관 부처와 논의를 거듭한 결과, 여가부의 기존 제도인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제도'를 확대·발전하는 방식으로 양육비 국가 선지급제를 실현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여가부는 최근 관련 연구용역을 마친 뒤 세부 내용을 조율해 왔다.

방안의 골자는 비양육자로부터 양육비 지급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육자들에게 국가가 지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더 오랜 기간' 지급하는 것이다. 현재 양육비 긴급지원제도의 경우 지원액이 한 달에 최대 20만원(타 양육비 지원과 중복 수혜 불가)에 그치며 최대 1년까지만 지원이 가능하다.

정부는 지원 기간을 아이가 성년이 될 때까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긴급지원 양육비를 받는 경우라도 별도의 양육비 지원 제도인 아동 양육비(20만원)까지 중복 수혜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복 수혜가 가능해지면 한 달에 최대 40만원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선지급제'라는 명칭에 걸맞게 양육비 관련 법원 판결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라도 국가가 양육비를 먼저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법률 또는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법원에서 양육비에 관한 집행권원(양육비부담조서 또는 판결문)을 받은 양육자만 여가부에 양육비 긴급지원제도를 신청할 수 있다. 양육비 집행 판결을 받는 데에는 최소 수개월이 걸리며, 길어지면 1년을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양육비 국가 선지급제는 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추진돼왔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부터 양육비 미지급 문제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해왔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법원이 '배드 페어런츠(bad parents, 나쁜 부모들) 신상공개'와 관련해 유죄 판결을 내리자 "정부가 합법적으로 신상공개를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당시 '59초 쇼츠' 유튜브 화면 캡처.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당시 '59초 쇼츠' 유튜브 화면 캡처.

이는 윤 대통령이 자신의 59초 쇼츠 공약에 양육비 국가 선지급제를 포함한 배경이 됐다. 양육비 국가 선지급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에도 중점적으로 논의됐으며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로 선정됐다. 큰 재정이 소요되는 사안이라도 약자를 보호할 수 있다면 국가가 손해를 감수하고 직접 해결해 줘야 한다는 게 윤 대통령의 철학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양육비가 국정운영의 최우선 순위인 '미래 세대'와 직결된 문제인 만큼 해당 부처에 적극적인 자세를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은 최근 KBS(한국방송공사)와의 대담에서 "어린이를 많이 아낀 따뜻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통령실의 한 고위관계자는 "윤석열 정부는 앞으로도 조직화 되지 못한 약자를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약자복지' 철학 아래 민생 사각지대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신속하게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단독] 나라가 먼저 준 양육비, '부처 칸막이' 뚫어 회수한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2024년 설 명절 영상 메시지 촬영에 함께한 대통령실 직원 자녀들을 격려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관섭 비서실장. (대통령실 제공) 2024.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2024년 설 명절 영상 메시지 촬영에 함께한 대통령실 직원 자녀들을 격려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관섭 비서실장. (대통령실 제공) 2024.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윤석열 대통령이 양육비 국가 선지급제를 실현하기 위해 그동안 참모들에게 강조해 왔던 '부처 칸막이 해소'에 적극 나선다. 정부는 선지급 양육비의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국세청 등 개인의 소득 정보를 가지고 있는 기관과 여성가족부 등 지원금 지급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취재를 종합하면 대통령실은 국가가 선지급한 양육비를 '배드 페어런츠'(bad parents, 나쁜 부모들)로부터 회수하는 비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여가부 등 유관 부처와 논의 중이다. 대통령실은 지원금을 지급하고 회수해야 하는 여가부가 다른 부처들로부터 회수 대상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받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윤 대통령이 그간 강조해 온 '부처 간 칸막이 해소'와 맞닿아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말부터 참모들에게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협업해 좋은 정책을 발빠르게 만들라는 지시를 꾸준히 해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8일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새해 첫 주례회동에서도 "올해는 과제를 중심으로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협력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인사교류, 예산지원 등 구체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우리나라 공무원 사회가 경직돼 부처 간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아 획기적인 정책이 발굴되지 못하거나 실현되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같은 기조에 발맞춰 올해 업무보고 형식도 하나의 부처가 대통령실에 찾아와 집중 보고하는 방식이 아닌, 포괄적인 한 주제를 두고 관련된 여러 부처가 준비된 내용을 토론하는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형식으로 바꿨다.

대통령실의 한 고위관계자는 "부처 내의 노력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정책적 난제들을 풀어내기 위한 컨택포인트(접점)가 바로 대통령실"이라며 "양육비 선지급제 역시 주무 부처인 여가부의 힘만으로는 풀어내기 어려운 문제들이 존재해 대통령실에서 적극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육비 지원 주체인 여가부와 협력했을 때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관으로는 국세청 등이 꼽힌다. 국세청은 세금 징수를 위해 개인의 소득과 관련한 정보를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양육비 미지급자 명단을 별도로 관리하다가 이들에게 소득이 발생할 경우 즉시 여가부에 통지한다면 여가부가 해당 금액에 대해 구상권을 곧바로 청구할 수 있다.

그간 선지급제 실현의 가장 큰 장벽으로 꼽혔던 낮은 회수율 문제가 해결될 경우 사실상 선지급제는 8부 능선을 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가부가 현재 운영 중인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제도'의 지원금 회수는 여가부 산하 기간인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전담하고 있는데, 회수율은 약 15%에 불과하다.


"대출금 들고 잠적한 전남편, 양육비 막막했는데…" 반색한 한부모들


-한부모 가정 목소리 들어보니

2021년 6월9일 김경선 당시 여성가족부 차관이 한부모가족 양육비 이행지원 개선 방안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이날 양육비 이행 절차 개선이나 소송기간 단축, 한시적 양육비 긴급 지원에 대한 발표 내용도 있었다./사진=뉴스1
2021년 6월9일 김경선 당시 여성가족부 차관이 한부모가족 양육비 이행지원 개선 방안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이날 양육비 이행 절차 개선이나 소송기간 단축, 한시적 양육비 긴급 지원에 대한 발표 내용도 있었다./사진=뉴스1

#서울에서 홀로 6살 딸을 키우는 박모씨(38)는 2020년 전남편에 양육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전남편은 박씨의 명의로 주택대출금을 받아 잠적한 터였다. 박씨는 지난해 양육비 지급 이행명령을 받아냈다. 하지만 양육비는 다시 밀리기 시작했고, 이를 받기 위해 또 소송을 제기해야 했다.

한부모가정의 부모들은 정부가 양육비 국가 선지급제를 도입한다는 소식에 반색했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가운데 법정 소송까지 이어가야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큰 부담이었는데 한시름 놓았다는 반응이다.

서울에 사는 미혼모 A씨(44)는 14일 머니투데이와 만나 양육비 선지급제에 대해 "꼭 필요했고 진작에 시행됐어야 할 제도라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혼모 B씨(45)도 "당연히 시행해야 하는 제도다. 믿기 어렵다"며 반신반의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이들은 법이 제대로 정착되려면 정부가 의지를 갖고 양육비를 제대로 회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씨는 "양육비 지급 의무가 있는 비양육자들로부터 국가가 확실히 회수를 해야한다"며 "국세청이 밀린 세금을 어떻게든 받아내는 것처럼 밀린 양육비도 그렇게 받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선지급 대상자의 범위도 크게 넓혀야 한다고 했다. B씨는 "한부모 가정이 154만명인데 양육비 회수를 위해 재산조회를 모두 신청해야 하는 상황인 걸로 안다"며 "그 많은 한부모가정에 선지급제를 전부 시행할 수 있을진 의문이지만 최대한 많은 미혼부모가 도움을 받아야 정책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금도 한부모가정의 경우 한시적으로, 제한적인 금액의 양육비 긴급지원을 받을 수는 있다. 양육비를 받지 못한 채권자에게 정부가 최대 12개월동안 매달 20만원을 주는 제도다.

하지만 한부모 가정 부모들은 긴급지원 대상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고 성토한다.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상 생계급여'나 '긴급복지지원법상 생계지원'을 받고 있다면 긴급지원 대상자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복지제도를 폭넓게 활용할 수 없고,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인다는 뜻이다.

박씨는 "긴급지원제도 대상자 대부분이 가난한데 중복혜택을 받을 수 없어 사실상 긴급지원을 포기한다"라며 "결국 대부분이 수급자 혜택을 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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