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떨어진 중처법...산업안전상생재단, 컨설팅 中企 2배로

지난해 산업안전상생재단의 '안전보건 통합 패키지' 지원을 받아 한 중소기업이 지게차에 레이저 안전장비를 설치한 모습./사진제공=산업안전상생재단.

중대재해처벌법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해 폐업까지 고민하는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중소기업들을 위해 현대차그룹의 산업안전상생재단이 관련 예산을 늘려 지원을 확대했다.

산업안전상생재단은 올해 '안전보건 통합 패키지' 사업 지원 사업장을 약 200여개로 전년보다 두배 늘린다고 15일 밝혔다. 안전보건 통합 패키지란 중소기업에 안전보건 공학박사와 ISO(국제표준화기구) 심사원 등 전문가들이 방문해 안전 컨설팅을 해주고, 필요한 안전장비를 도입해주는 사업이다.


지난해 108개사가 지원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중소제조업체 신양정밀은 지게차에 AI(인공지능) 충돌 방지 시스템, 산업용 엘리베이터에 이중 안전도어와 체인 이완 장치를 설치해 평가상 위험도를 지게차는 16에서 4로, 엘리베이터는 9에서 3으로 낮췄다. 이외에 중소기업들에 레이저 장비, 측정기, 안전사다리, 열 방호복, 이동 동선 안전 디자인 등이 지원됐다.

산업안전상생재단은 현대차그룹 6개사가 2022년에 출범시킨 공익 법인으로 지난해 약 50억원을 출연해 중소기업들의 산업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을 지원했다. 올해는 예산을 63억원으로 약 20% 증액했다.

재단은 중소기업 사업장의 중대재해를 예방하려면 인력과 예산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판단해 관련 지원 사업들을 하고 있다. 안전보건 통합 패키지 외에도 지난해 중소기업 1140개사가 안전보건 위탁 교육을 받은 비용을 전액 지원했다. 올해는 '산업안전상생 아카데미'를 설립해 정규과정으로 중소기업들을 직접 교육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9일까지 교육의 사전 접수를 받고 있다.


50인 미만 영세 사업장도 지난달부터 중대재해법 적용을 받게 됐지만 관련 정책 지원은 지난해에야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영세 사업주들은 재작년부터 정부에 '컨설팅을 해달라' 요청했지만 당시는 50인 이상 기업이 지원 대상이라며 거절당했다. 지난해 정부의 공식 컨설팅을 받은 기업은 전체 50인 미만 기업의 4.4%로, 나머지 기업은 열악한 예산 여건 속에 수천만원 사설 컨설팅을 받으며 중대재해법을 준비했다.

중소기업계는 중대재해법 2년 추가 유예를 요구해왔지만 국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안경덕 산업안전상생재단 이사장은 "재정 여건상 안전, 법무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중소기업에 전문가 컨설팅과 교육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올해 증액된 출연금을 확보했고 중소사업장 지원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니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