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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편의점도 빵 파는데 무슨 소용?…10년 묵은 빵집 규제 '독' 됐다

머니투데이
  • 지영호 기자
  • 유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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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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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10년된 빵집규제, 올해는 바뀔까 (上)

[편집자주] 동네 빵집과 500미터 안에는 파리바게트, 뚜레쥬르가 들어설 수 없다. 골목상권 보호를 이유로 2013년 시작된 빵집 규제 때문이다. 출점 규제로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의 경쟁은 사라졌다. 대신 카페, 편의점, 대형마트까지 빵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역 유명 빵집은 온라인으로 전국 배송한다. 10년된 빵집 규제가 올해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달라진 시장 환경에 맞춰 규제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단독]'빽다방 빵연구소'도? 대기업 빵집 출점 제한 확대 검토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생활규제 개혁 분야 민생토론회 사후브리핑에서 대형마트 영업규제 합리화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실효성 지적이 나오는 대기업 제과점 출점 제한 대상을 더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는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CJ그룹의 뚜레쥬르 등이 포함된 출점제한 기업에 백종원 대표가 있는 더본코리아의 빽다방 빵연구소(Baik's bakery) 등을 새롭게 포함할 지 논의할 계획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네 빵집을 보호하기 위해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골목 상권 진입을 제한하는 상생협약이 올해 8월 만료돼 재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2013년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으로 시작된 빵집 출점 규제는 2019년 대기업 제빵업계와 대한제과협회가 맺은 상생협약으로 이어져 10년째 계속되고 있다.

협약에 따라 대기업 프랜차이즈는 신규 출점시 개인이 운영하는 빵집과 500m 거리를 유지해야 하고 신규 가맹점은 전년 점포수의 2%까지만 늘릴 수 있다.

논의는 5월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 동반위원의 임기는 오는 4월 중순 종료될 예정이다. 총선이 끝나고 새 위원회의 구성이 완료되는 5월이 유력하다. 위원회가 구성되면 동반위는 상생협약 체결업체 9곳과 대한제과협회를 불러 협약 연장 유지 기간과 함께 새로운 규제 대상을 추가할지 논의한다.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빽다방 빵연구소가 우선순위로 지목된다.

동반위 관계자는 "더본코리아가 사실상 외식업계 대기업이다보니 제과점 확대를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비슷한 기업들이 있는지 더 있는지 살펴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의견을 물어본 뒤 상생협약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빽다방 빵연구소 평택청북점./사진=더본코리아
빽다방 빵연구소 평택청북점./사진=더본코리아

논의 대상에 오르는 빽다방 빵연구소는 전국에 18곳을 운영하는 베이커리 카페 브랜드다. 기업형 베이커리 카페처럼 브런치 등을 함께 판매한다. 32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나 1300여개를 보유한 뚜레쥬르와 비교할 때 규모나 매장 성격에서 차이가 있다.

현재 상생협약을 맺은 기업은 SPC파리크라상, CJ푸드빌 외에도 롯데제과, 신세계푸드,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 이랜드이츠, 대우산업개발, 하나호텔앤리조트, 홈플러스홀딩스 등이 있다.

대기업 빵집 규제로 프랜차이즈 빵집의 골목상권 진입을 억제하는 효과를 거뒀지만 커피전문점, 편의점, 대형마트, 이커머스 등 규제를 받지 않고 빵을 판매하는 곳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 도심 외곽으로 대규모 베이커리 카페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등 새로운 경쟁자를 양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올해는 규제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프랜차이즈 빵집 규제의 지난 10년 효과에 대한 엄밀한 분석과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마트 공휴일 휴업 폐지됐는데…빵집 출점 제한 10년 족쇄



카페·편의점도 빵 파는데 무슨 소용?…10년 묵은 빵집 규제 '독' 됐다

대기업 제과점 프랜차이즈의 출점제한을 사실상 강제하는 상생협약이 강화될 조짐이다. 동반성장위원회가 5월쯤 백종원 대표가 있는 더본코리아의 빽다방 빵연구소 등을 새롭게 출점제한 대상에 포함할지 논의하기로 하면서다.

10년간 제빵업계를 제대로 보호했는지 실효성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규제를 강화한다는 움직임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정부가 공휴일 의무휴업 원칙을 폐기하기로 하는 등 골목상권 보호 규제에 변화가 생기는 흐름에도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 기업 경쟁의지 꺾이고, 이종 판매만 늘어

골목상권 보호를 목적으로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출점을 제한하는 협약이 마련됐지만 10년간 시장 변화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마트, 편의점, 일반 카페 등에서도 빵을 팔기 시작하면서 프랜차이즈 빵집만 규제하는 게 별다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규제는 기업의 경쟁 의지도 꺾었다. 신규 매장 출점이 제한된 파리바게뜨는 2013년 매장 수 3220개에서 지난해 3428개로 6.4%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뚜레쥬르는 1258개에서 1321개로 5% 증가했다. 업계 후발주자였던 뚜레쥬르는 출점 규제로 10년째 매장 수가 비슷한 수준에 머물면서 1위 파리바게뜨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자 사업 포기까지 고려해야 했다. 업계 3위였던 크라운베이커리는 일찌감치 사업을 접었다.

반면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업장은 늘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제과점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2013년 이후 제과제빵업종으로 등록된 브랜드는 280여개다. 이들 업체의 가맹 점포 수, 카페에서 빵을 파는 카페전문점, 기타 외국식·외식업장 등을 다 포함하면 제과제빵을 취급하는 곳은 더 많다.

대전 성심당, 군산 이성당 등 지역 빵집도 온라인몰을 통해 전국에 빵을 배송하고 있다. 대형마트, 편의점도 일반 빵을 비롯해 유명 베이커리와 협업한 빵을 출시하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동네 빵집이 오히려 설 자리를 잃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2016년 서울의 한 뉴타운 단지내 상가. 1700가구가 넘는 대단지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유기농 빵집이 먼저 자리를 잡은 관계로 이 아파트의 단지내 상가에서는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을 찾아볼 수 없다.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신도시나 신상권, 대형 컨벤션, 대학, 병원 등에선 주변 상권을 고려해 500m 이내에도 새 매장을 낼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이 신설됐다. /사진=민동훈 기자
2016년 서울의 한 뉴타운 단지내 상가. 1700가구가 넘는 대단지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유기농 빵집이 먼저 자리를 잡은 관계로 이 아파트의 단지내 상가에서는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을 찾아볼 수 없다.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신도시나 신상권, 대형 컨벤션, 대학, 병원 등에선 주변 상권을 고려해 500m 이내에도 새 매장을 낼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이 신설됐다. /사진=민동훈 기자

구속력 없는 상생협약, 동반성장지수 하락에 눈칫밥

동반위가 주도하는 상생협약은 자율규제여서 구속력이 없다. 하지만 동반위가 기업의 상생 성적표에 해당하는 동반성장지수를 발표하기 때문에 규제 효과가 나타난다. 동반성장지수는 최우수, 우수, 양호, 보통, 미흡 등 5개 등급으로 평가한다.

최우수나 우수 등급을 받으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직권조사를 면제받는 반면 미흡 평가를 받더라도 불이익은 없다. 대신 기업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다. '기업 길들이기'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상호출자제한집단 기업을 포함해 약 200여개 기업이 평가 대상이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동반성장지수가 낮게 나오면 기업 평판이 나빠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상생협약이 민간자율협약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생활규제 개혁 분야 민생토론회 사후브리핑에서 대형마트 영업규제 합리화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생활규제 개혁 분야 민생토론회 사후브리핑에서 대형마트 영업규제 합리화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대형마트 변화 바람, 빵집 규제도 변화 필요

최근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변화가 생기면서 제과제빵업계에 10년간 적용된 규제에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규제를 폐지하고 영업 제한 시간에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의 유통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2013년 시행됐지만 전통시장 활성화보단 온라인 쇼핑몰의 배만 불렸다는 지적을 고려한 결과다. 소비 행태 변화로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한 상황을 살피지 않고 오프라인 대형마트만 옥죈다는 역차별 논란이 불거져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영업 규제도 10년 만에 완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빵집 출점 제한도 변화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달라진 시장 환경에 따라 규제를 받지 않는 유사 업종이 많아진 만큼 규제 완화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제과협회는 상생 협약 내용을 현행대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 협약 만료를 앞두고 업계, 동반성장위원회와 논의를 앞두고 있으나 출점 시 인근 중소 제과점과 500m 거리를 유지하는 내용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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