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11개월 만에 '경질'…정몽규 축협 회장이 직접 발표

(인천공항=뉴스1) 김진환 기자 =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꿈을 이루지 못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앞서 축구 대표팀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2대 0으로 완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 1956년 제1회 대회와 1960년 제2회 대회에서 2연패를 이룬 이래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해내는 데 실패했다. 2024.2.8/뉴스1

축구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11개월 만에 경질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오전 10시 정몽규(62) 협회장이 참석하는 긴급 임원회의를 열어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기로 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이날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어제 전력강화위원회와 오늘 오전 협회 집행부에서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기로 의견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는 대표팀 감독에 대한 평가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며 "클린스만 감독은 우리가 기대하는 경쟁력과 지도 능력과 리더십을 못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력강화위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클린스만 감독이 앞으로 개선되기 어렵다고 판단,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교체하기로 했다. 대표팀은 재정비가 필요하다. 협회는 곧바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할 것이고, 이에 앞서 새로운 전력강화위를 꾸리고 위원장을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는 전날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아시안컵 결과에 대해 회의를 갖고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협회 집행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황보관(59) 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은 "여러 가지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이 더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고, 교체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전력강화위는 연령별 대표팀과 A대표팀을 운영 및 관리하는 자문기구다. 의결 기구가 아니라 감독 거취를 직접 결정할 권한은 없지만, 지난 13일 임원회의에서도 같은 의견이 나온 만큼 정 회장 역시 클린스만 감독을 유임시키기엔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전날 전력강화위에는 마이클 뮐러(59) 위원장을 포함한 8명 위원이 참석했다. 대회를 마치고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 자리에서 아시안컵 결과에 대한 책임을 손흥민(32·토트넘)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불화로 돌렸다.

그는 손흥민과 이강인이 시비 끝에 몸싸움을 벌인 것을 언급하며 "선수단 불화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위원들은 "감독이 선수단 분위기와 팀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지도자로서 팀 규율과 기준을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