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여가부 장관 "거친 시련 있었지만 새길 찾으려 노력"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이임사를 통해 "어렵지만 소중했던 여정을 마감한다"며 "여가부 장관으로서 일했던 시간이 제 삶에서 힘들지만 중요하고 값진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김 장관은 사의를 표명한 지 반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해 9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사태 등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이날 오후 열린 이임식에서 김 장관은 "새 정부의 시작과 함께해 온 지난 21개월은 저를 포함한 여가부 가족들에게 쉽지 않은 도전의 시간이었다"며 "예상치 못했던 거친 시련도 있었지만 여가부의 새길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가장 낮은 곳에서 소외된 분들과 함께하며, 타부처와의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우리 부의 업무를 더 큰 틀의 조직에서 이뤄낼 수 있도록 변화시키고 싶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김 장관은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여가부가 조직개편을 통해 보다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신엔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여가부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여가부가 중요한 책무를 맡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세대·성별갈등과 저출산·고령화라는 거대한 파도에 맞서 사회적 갈등을 풀어내고, 사회적 약자를 돌보며 가족의 가치를 강화해야 하는 큰 숙제를 안고 있다"며 "스토킹범죄와 디지털성범죄 등 5대 폭력 피해자 보호 시스템 강화도 반드시 완수해야 할 과제"라고 짚었다. 아울러 청소년 분야 지원, 양성평등 사회 구현 등도 언급했다.


김 장관은 "여가부가 하는 일이 단순히 예산을 내리고, 회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절박한 어떤 분에겐 생명과 같은 일이라는 말씀을 감히 드리고 싶다"며 "지금 이 시간도 각지에서 애쓰고 계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의 초대 여가부 장관으로 취임한 뒤 여가부를 폐지하겠다며 스스로 '마지막 장관'을 자처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잼버리 파행 사태로 사퇴하게 됐고, 후임으로 지목된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인사청문회에서 여러 논란으로 낙마하며 그간 장관직을 유지해왔다.

대통령실이 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며 여가부는 당분간 신영숙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김 장관은 퇴임 이후 대학 강단으로 복직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