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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전공의 자리 메우고 받는 건 고소장?…불법 내몰린 간호사들

머니투데이
  • 박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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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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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간호협회 23일 현장 간호사 업무 가중 기자회견 개최
전공의 집단 이탈 후 총 154건 '불법 의료 행위' 신고돼
채혈, 심전도 검사, 비위관 삽입, 대리처방, 진단서 작성
법 모호성 파고든 '불법 진료'…"보호 장치 마련 급선무"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탁영란 대한간호협회 회장이 23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서울연수원 강당에서 열린 의사파업에 따른 현장 간호사 업무 가중 관련 1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2.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최훈화 대한간호협회 정책국 전문위원 23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서울연수원 강당에서 열린 '의사파업에 따른 현장 간호사 업무 가중 관련 1차 긴급 기자회견'에서 '의료공백 위기대응 현장간호사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 내용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4.2.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남은 간호사들이 대리처방과 검사, 수술 봉합 등 불법 진료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사의 업무를 대체하는 데 PA(진료보조인력) 간호사만이 아닌 일반간호사도 상당수 투입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간호협회(간협)는 23일 협회 서울연수원 강당에서 '의료파업에 따른 현장 간호사 업무 가중 관련 1차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간호사 불법 진료 실태를 고발했다. 전공의 집단 이탈이 실행된 지난 20일 오후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의료공백 위기 대응 현장 간호사 애로사항 신고센터'에 접수된 154건의 신고 내용을 공개했다.

신고된 의료기관을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이 6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종합병원(36%), 병원(전문병원 포함, 2%) 순이었다. 신고한 간호사는 일반간호사가 72%를 차지해 PA 간호사(24%)의 3배에 달했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이후 간호사가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불법 진료 행위 지시'였다. 채혈, 동맥혈 채취에서 혈액 배양검사, 검체 채취 등 검사와 심전도 검사, 잔뇨 초음파(RU sono) 등 치료·처치 및 검사, 수술 보조·봉합 등 수술 관련 업무, 비위관(L-tube) 삽입 등 튜브 관리 등이다.

대한간호협회가 23일 오전 협회 서울연수원 강당에서 진행한 '의료파업에 따른 현장 간호사 업무가중 관련 1차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현장에는 강당이 비좁을 만큼 많은 기자들이 참석했다./사진=박정렬 기자
대한간호협회가 23일 오전 협회 서울연수원 강당에서 진행한 '의료파업에 따른 현장 간호사 업무가중 관련 1차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현장에는 강당이 비좁을 만큼 많은 기자들이 참석했다./사진=박정렬 기자

병동에서 의사가 아이디를 내주고 간호사에게 대리처방을 지시한 사례도 접수됐다. 초진 기록지, 퇴원 요약지, 경과 기록지, 진단서와 같은 각종 의무기록도 대리 작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환자 입·퇴원 서류 작성 등도 간호사들에게 강요하고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최훈화 간협 정책전문위원은 "교수가 당직일 경우 처방 넣는 법을 모른다며 쉬는 날임에도 간호사를 강제 출근시킨 경우도 있었다"며 "수술 취소나 진료 지연 안내를 하며 환자와 보호자들의 불만을 오롯이 받아내는 것도 간호사들의 스트레스를 가중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환자 안전은 갈수록 위협받고 있다. 한 병원은 전공의 집단 이탈 후 의료공백 상황이 발생하면서 4일마다 하는 환자 소독 시행 주기가 7일로 늘어났다. 2일마다 시행하던 거즈 소독은 평일에만 시행하고 있다. 간호사는 처방 권한이 없어 의사에게 환자 상태를 알리고 답을 기다리는데, 의사가 부족해 환자 상태가 나빠질 때까지 처치가 지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 전문위원은 "실제 처방 지연으로 환자 상태가 나빠져 병동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졌다는 신고도 있었다"며 "이를 포함해 환자 안전이 위협받았던 사례가 내가 아는 것만 두 건"이라고 말했다.

간호사들은 전공의가 병원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직'을 표명한 현시점에서 '의료 공백'을 채울 수 있는 주요 인력으로 꼽힌다. 경험이 풍부하고 진료·치료·처방·수술 등 병원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즉시 투입이 가능하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PA 간호사가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강구할 것"이라 밝힌 배경이다.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탁영란 대한간호협회 회장이 23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서울연수원 강당에서 열린 의사파업에 따른 현장 간호사 업무 가중 관련 1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2.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탁영란 대한간호협회 회장이 23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서울연수원 강당에서 열린 의사파업에 따른 현장 간호사 업무 가중 관련 1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2.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그러나 간협은 법적 안전망 확립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행 의료법에선 의사는 개설한 의료기관 내에서만 진료할 수 있고, 간호사는 의사의 지도하에 '진료의 보조'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진료 보조의 개념이 모호해 의사가 간호사에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떠맡기는 건데, 상당수는 법원 판결에서 의사가 아니면 해선 안 되는 '불법 진료' 행위로 구분됐다.

지난 2020년 전공의 80%가 파업에 참여했을 당시도 간호사들은 다양한 '의사 업무'에 투입됐는데 이를 탐탁지 않아 하는 전공의가 '업무 권역 침탈'을 이유로 고소·고발을 진행하기도 했다. 간협은 올해도 일부 전공의가 간호사를 대상으로 고소 등 법적 제재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탁영란 회장은 "많은 간호사는 지금도 전공의들이 떠난 빈자리에 법적 보호 장치 없이 불법 진료에 내몰리면서 하루하루 불안 속에서 과중한 업무를 감당해 내고 있다"면서 "법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환자 간호에 최선을 다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 차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간호사들을) 보호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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