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VIP
통합검색

"진료 밀려 줄줄이 방 빼네요"…대학병원 옆 환자방도 '텅텅'[르포]

머니투데이
  • 김지은 기자
  • 김미루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텔레그램
  • 문자
  • 2024.02.24 06:00
  • 글자크기조절
23일 오전 서울아산병원  모습. /사진=김미루 기자
경기도 고양시 국립암센터 앞에 위치한 환자방. /사진=김지은 기자
"미안해요. 지금 부동산에 월세로 내놔서 방을 주기가 어려워요."

23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국립암센터 앞에서 환자방을 운영하는 한 임대업자 A씨는 '방이 있냐'는 질문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환자방은 다세대 빌라, 오피스텔, 고시텔 형태로 병원 인근에 마련된 임시 숙소를 말한다. 크기는 보통 5평 남짓. A씨는 "요즘 전공의 파업 때문에 손님이 아예 없다"며 "방을 부동산에 내놨다"고 했다.


대학병원 전공의 파업 여파로 환자방이 텅텅 비는 사태가 발생했다. 임대업자들은 손님이 찾지 않자 환자나 보호자에게 임대하던 방을 일반 원룸 매물로까지 내놨다. 환자들은 입원이나 수술이 연기되면서 친적, 지인 집에 머물거나 지방의 본가에 되돌아간다고 했다.

이날 국립암센터와 서울아산병원 인근 환자방 5곳에 문의한 결과, 5곳 모두 공실이 많아 원할 때 입실이 가능하다고 했다. 한 임대업자 B씨는 "다음 주 중에 방을 빼겠다는 사람이 있었다"며 "원하면 다음 주에 바로 들어올 수 있다"고 했다. 미리 한 달 치를 계약하면 30만원 정도 저렴하게 해줄 수 있다는 임대업자도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인근 신식 숙소는 3월 중순 이후부터 원하는 만큼 임대가 가능하다고 했다.

부동산 중개업자에 따르면 국립암센터 인근 환자방의 하루 숙박비는 약 3만5000원 정도다. 한 달 기준으로는 90만원 안팎이었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주변은 월세 기준 30만원 고시텔형부터 140만원 원룸형까지 편차가 컸다.


그동안 환자들이 환자방을 찾은 이유는 병원까지 이동이 편리했기 때문이다. 암 환자들은 평소에도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받고 방사선 치료, 약 처방을 받는다. 지방에 사는 노인들이나 거동이 불편한 중증 환자는 매번 버스, 택시를 타고 병원까지 이동하는 게 쉽지 않았다.

환자방은 환자가 원하는 만큼 머물 수도 있다. 2년 계약을 맺어야 하는 원룸과 달리 환자방은 원하면 일주일, 보름도 가능하다. 방 안에는 식기 세트부터 이불, 침대, 가구 등이 모두 마련되어 있어 이용자들은 별다른 가구를 들이지 않아도 된다. 한 방에 화장실, 세탁기가 있는 프리미엄 옵션부터 다른 층에 공용시설을 둔 곳까지 다양하다.


"딸네집에 더 머물러야죠" 진료 밀리자 환자들도 '한숨'



23일 오전 서울아산병원  모습. /사진=김미루 기자
23일 오전 서울아산병원 모습. /사진=김미루 기자

최근 전공의 파업으로 수술, 진료 등 일정이 미뤄진 환자들은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의대 정원 갈등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하루 3만5000원에 달하는 환자방 숙박비를 내며 버틸지, 본가로 돌아갈지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

기관지암을 치료하기 위해 국립암센터를 찾은 박모씨 역시 예정보다 진료 일정이 밀려 고민에 빠졌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이 연기된 일정이 온전하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박씨는 "의사가 전공의 파업 때문에 일정이 밀려서 한 달 뒤에 피 검사, 가슴 검사 등을 하자고 했다"며 "진료 일정이 미뤄져서 서울에 사는 자식들 집에 더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충남 논산에서 상경한 이모씨는 "수술이나 진료가 밀린다고 하면 굳이 돈 내고 여기에 머물 필요가 없다"며 "병원 바로 앞이 아니라도 가족들이나 친척들한테 부탁하거나 본가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16일 기준 전체 전공의 520명 중 수십명이 사직 의사를 밝혔다. 수술은 평소 대비 30~40%가량 연기됐다. 국립암센터는 지난 22일 기준 전공의 70명 중 59명이 업무를 중단했다. 서울대병원 소속 51명, 국립암센터 소속 8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수술실은 15개에서 11개로 줄었으며 당초 수술은 30건 정도 예정됐지만 25건으로 줄었다.

국립암센터 측은 "효율적인 수술실 운영을 위해 긴급 중증 환자 위주로 수술을 진행한다"며 "신속 대응팀을 확대 운영하고 줄어든 병상에 간호사를 투입해 전공의 업무 중 가능 범위를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엔비디아 쇼크'에 삼성·SK하이닉스 '털썩'…"기회 왔다"
네이버 메인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카카오톡에서 머니투데이 채널 추가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뉴스 속 오늘
  • 더영상
  • 날씨는?
  • 헬스투데이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풀민지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