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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마다 소변·담배꽁초…용산 주민들 "집회, 이 악물고 참는다"

머니투데이
  •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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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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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집시폭탄②]주민들 "매일 물청소"…부동산 중개업자 "아기 엄마들 떠난다"

[편집자주] 용산 시대에 살지만 법은 청와대 시절에 멈췄다. 대통령실 근처로 각종 집회·시위가 몰리고 전직 대통령 사저를 겨냥한 소음 테러도 극심하다. 6월부터는 대통령 사저 주변 또한 시위대에 사실상 무장해제가 된다. 신속한 보완 입법이 필요하지만 정치권은 진영 논리에 갇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집시 1번지 용산' 시대의 과제를 짚어봤다.

27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근처에는 아파트가 몰려있다. 인근 주택가에 사는 주민들은 매일 담배꽁초와 전쟁 중이다. /사진=김지은 기자, 독자제공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대한민국 인권후진국" "대한민국 자살나라 세계 1위" 등의 현수막은 물론 주요 정부 인사들의 눈과 얼굴이 훼손된 사진들이 즐비했다./사진=김지은 기자
"용산에 50년 살았는데 전쟁기념관 앞이 이런 건 처음 봐요."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이곳 근처에서 50년 넘게 살았다는 김모씨는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추모의 공간이었던 전쟁기념관 앞에는 "대한민국 인권후진국" "대한민국 자살나라 세계 1위" 등의 현수막은 물론 주요 정부 인사들의 눈과 얼굴이 훼손된 사진들이 즐비했다.

김씨는 "원래 엄숙하고 조용한 곳이었다"며 "지금은 매일 같이 집회·시위를 하니까 시끄럽고 더러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들 볼까봐 창피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오늘날 전쟁기념관 앞은 대통령 집무실 건너편에 위치해 일명 '집시 명당'으로 손꼽힌다.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바리게이트와 함께 '전쟁기념관 경내에서의 집회 시위는 불법'이라는 안내판이 붙어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바리게이트와 함께 '전쟁기념관 경내에서의 집회 시위는 불법'이라는 안내판이 붙어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 집회·시위가 경쟁적으로 생겨나면서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민들은 평화롭고 조용하던 동네가 갑자기 "전쟁통이 됐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경찰에 신고를 해도 집회·시위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어 "참고 또 참는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용산경찰서 집회 신고 건수는 6148건으로 31개 경찰서 중 가장 높은 신고 건수를 기록했다. 2021년(2516건) 대비 144.4% 폭증했다.


집회·시위는 대체로 삼각지역 1, 2, 10번 출구를 비롯해 전쟁기념관 근처에서 열린다. 1인 시위부터 민주노총 집회, 보수단체 집회, 의대 증원 반대 집회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날도 4개의 각기 다른 단체가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과 시위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다. 한 쪽에선 추모제를 진행했고 다른 한 쪽에선 기자회견이 이뤄졌다. 반대편에선 5~6명이 조끼를 입고 모여 침묵 시위를 했다. 횡단보도 앞에는 한 여성이 확성기를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욕설 난무…용산 상인들 "이 악물고 참는다"


지난해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근처에서 대규모 집회 시위가 열렸을 때 모습. 경찰들이 시민들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지난해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근처에서 대규모 집회 시위가 열렸을 때 모습. 경찰들이 시민들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집회·시위가 폭증하고 지역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이곳 상권은 직격탄을 맞았다. 삼각지역 근처 상인들은 1년 동안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한다고 했다. 부동산, 옷가게 등 오랜 기간 이곳에서 장사를 한 사람들은 모두 문을 닫고 나갔다.

이미 세를 내고 들어온 사람들도 장사를 접을지 고민 중이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온갖 욕설과 비난이 난무하는 진보·보수 맞불 집회를 들으면 그 소음을 견딜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집회가 열리는 날은 장사도 포기한다고 했다. A씨는 "얼마나 욕을 해대는지 손님들도 시끄럽다고 나간다"며 "장사가 힘든 정도가 아니고 이러다 진짜 망할 정도"라고 말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씨 역시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 경찰이 통로를 아예 차단해서 손님이 들어올 수가 없다"며 "아무리 경찰에 신고를 해도 방법이 없다고 한다. 이 악물고 참는다"고 말했다.

주차 공간도 사라졌다. 삼각지역 근처의 한 미용실은 평소 도로에 차들이 줄지어 서있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지만 집회 차량이 도로를 점령하면서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없게 됐다. 집회·시위 소음까지 더해지면서 매출은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집회 참가자, '담배 꽁초' '배설물'…부동산 중개업자 "젊은 사람들 떠난다"


27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근처에는 아파트가 몰려있다. 인근 주택가에 사는 주민들은 매일 담배꽁초와 전쟁 중이다. /사진=김지은 기자, 독자제공
27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근처에는 아파트가 몰려있다. 인근 주택가에 사는 주민들은 매일 담배꽁초와 전쟁 중이다. /사진=김지은 기자, 독자제공

상인뿐 아니라 일반 주민들도 불편함을 호소한다. 삼각지역 주변은 일반 주택가부터 고층 아파트까지 다양한 가구가 모여있다. 골목길에 사는 주민들은 담배꽁초, 배설물, 쓰레기와 전쟁 중이다. 고층 아파트의 젊은 부부들은 아이들 교육을 위해 이곳을 떠난다.

이곳에서 30년 넘게 살았다는 김모씨는 "여름에는 집회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골목마다 오줌도 싸고 담배꽁초도 버린다"며 "담배 냄새에 오줌 냄새까지 사방에 진동을 해서 매일 물청소하는 게 일이다"라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젊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다 내놨다"며 "아기를 재워야 하는데 밤마다 집회·시위를 하니까 힘들다고 하더라. 하루 종일 정치인 비난에 욕설까지 들으니까 아이들 교육 때문에 나간다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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